수술로봇 경쟁, 기기 성능 넘어 AI·데이터로 확장국산 기술개발 속도···병원 도입·활용 뒷받침도 과제

수술로봇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20년 넘게 '다빈치'가 사실상 독주해온 시장에 경쟁자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경쟁 영역은 로봇팔의 성능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데이터로 넓어지고 있다. 이제 어떤 로봇을 만드느냐만큼 실제 수술실에서 얼마나 많이 쓰이고 경험을 쌓느냐가 중요해졌다.
중국은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100종이 넘는 수술로봇이 허가됐고, 중국에서 먼저 상용화된 복강경 수술로봇 '투마이'는 올해 국내 허가까지 받았다. 국내 기업들이 개발하고 허가 절차를 밟는 사이 중국 업체는 자국 시장을 넘어 한국 시장까지 들어오고 있다.
한국도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래컴퍼니는 국산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를 상용화했고, 리브스메드는 다관절 수술로봇 '스타크'의 국내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피지컬 AI 기반 수술보조로봇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에서 새로 허가된 수술로봇은 없다.
차이는 기술개발 이후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의료용 로봇과 AI 의료기기의 인허가부터 의료현장 활용까지 지원하고, 수술로봇과 원격수술이 실제 현장에서 쓰일 수 있도록 가격체계도 손질하고 있다. 자본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 체화형 AI 분야에만 300억위안(약 6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반면 지난해 국내 AI 스타트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1조5479억원이다.
한국에 필요한 것도 결국 이 연결고리다. 기술개발 자체에 대한 지원을 넘어 개발한 제품이 허가를 받고 의료현장에서 실제로 쓰이기까지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AI 경쟁을 뒷받침할 자본을 키우고 시장 진입과 활용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특히 AI가 더해지면 시장 진입의 속도는 기술 경쟁과도 직결된다. 먼저 시장에 들어간 수술로봇은 실제 수술을 거치며 경험과 데이터를 쌓는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다시 제품을 개선하고 AI 기술을 개발·검증하는 데 활용된다. 먼저 시장을 확보한 기업이 다음 기술 경쟁에서도 앞서 나갈 기반을 갖게 되는 셈이다.
수술로봇에 AI를 더하는 기술은 앞으로 계속 나올 것이다. 중요한 건 그 기술을 실제 수술실에서 검증하고 경험을 쌓을 기회다.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는 만큼 정부 역시 이를 의료현장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뉴스웨이 안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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