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내 추가 인상 시사···내년 말 금리 전망도 4.1%통화정책 불확실성 완화에도 유동성 부담은 여전장기금리 안정 여부가 증시 반등의 핵심 변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데 이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국내 증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가 나온 만큼 단기적으로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해 추가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점도표는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기존 3.8%에서 4.1%로 높여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내년 말 전망치 역시 기존 3.6%에서 4.1%로 상향돼 높은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물가 대응 방향을 명확히 한 만큼 그동안 증시를 짓눌렀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데 무게를 뒀다. 또한 단순히 금리 상승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해석하기보다 미국 장기금리와 물가, 시장에 이미 반영된 긴축 기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FOMC가 오히려 정책 방향을 분명하게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리 인상 자체는 위험자산에 부담이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가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황승택 센터장은 "최근에는 미국 중간선거와 유가 등 여러 불확실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연준이 물가를 잡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며 "시장이 좋다 혹은 나쁘다를 떠나 통화정책 방향이 잡혔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의 농도는 조금 옅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장이 향후 긴축 가능성을 실제 정책 경로보다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 급락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았다. 황 센터장은 "금리뿐 아니라 유가와 기업 펀더멘털까지 금융시장이 미래 변화를 앞당겨 반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9월 FOMC의 관건은 25bp 금리 인상 자체가 아니라 이후 경로였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진정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장기금리가 되돌려질 경우 밸류에이션 정상화에 따른 지수 상승은 기대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상 자체가 증시의 추세 하락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1994년 이후 연준 금리인상기는 총 6번 진행됐으며 금리인상기 동안 S&P500의 평균 수익률은 7.5%, 코스피의 평균 수익률은 9.1%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리인하기 S&P500 평균 수익률 –0.1%, 코스피 0.1% 보다 높은 수치다.
단 2022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 당시만 놓고 보면 S&P500은 고점 대비 최대 25% 하락했으며 코스피는 고점대비 최대 35% 급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에 호재라는 의미가 아니라, 통화정책의 방향보다 당시 경기와 이익 사이클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경제가 성장하거나 기업 이익 모멘텀이 견조한 상황 속에서 단행된 금리 인상기에는 할인율 부담에도 이익 증가가 이를 상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9월 금리인상 역시 25bp 인상 그 자체를 국내 증시의 추세 훼손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미국 10년물 금리 절대 레벨보다 상승 속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매파적인 통화정책이 실제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코스피의 추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연준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유동성 환경이 악화된 점은 주식시장의 단기 부담"이라며 "폭넓은 경기 성장이 동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감소는 위험자산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반기 대규모로 유입됐던 주식 자금이 오히려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새로운 자금 유입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연준이 물가 통제 의지를 보여준 만큼 장단기 금리차 축소와 장기금리 안정을 기대할 수 있어 당분간은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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