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건 전년 동기 대비 50건 감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각각 3건STO 등 법제화 지연···흥행 부진 요소
증권사들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활용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증권사들이 평소 대비 금융 혁신 서비스를 많이 쏟아내면서 올해 기저 효과가 뚜렷히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기준 금융규제 샌드박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증권사의 올해 초부터 이번달 14일까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대리인, 위탁테스트 등 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사례 건수는 1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지정 건수는 63건이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각각 3건, 토스증권이 2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KB증권·DB증권이 각각 1건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대고객용 실시간 음성 상담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으며 신한투자증권과 토스증권도 각각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 효율화 서비스', '생성형 AI를 활용한 어닝콜 실시간 텍스트 변환 및 AI 차트 분석 서비스'로 혁신 서비스 지정 문턱을 통과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핀테크·혁신금융 분야 등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제도다. 금융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고 규제로 인한 사업화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2019년 4월 1일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을 시행해 제도를 도입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대리인, 위탁테스트 등으로 나뉜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금융서비스의 제공 내용·방식·형태 등과 차별성이 인정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지정대리인은 핀테크 기업이 금융회사의 본질적 업무를 수탁받아 시범 운영하는 것이고 위탁테스트는 핀테크 기업이 개발한 서비스의 사용권을 금융회사에게 위탁하는 것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증시 호조에 따라 핀테크·혁신금융 분야 등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할 자금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61개 증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5조19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8502억원)과 비교하면 2조3412억원(82.1%) 늘었다.
단 업계에서는 늘어난 실적을 당장 R&D 투자에 투입하기 보다 기존 서비스 안착화에 힘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굵직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이 대거 이뤄지면서 올해 상반기는 상대적으로 신청 건수가 줄어든 기저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실적 호조와는 별개로 앞서 혁신서비스로 지정 받은 것들을 실제 사업화하고 안착시키는 내실화에 보다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오는 14일부터 30일까지 '2026년 3분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정기신청'을 진행 중이나 하반기에도 디지털자산기본법, 토큰증권(STO) 등 핀테크 관련 제도가 지연되면서 금융규제 샌드박스 신청이 흥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샌드박스의 취지는 시범 운용을 통한 규제 완화지만 막상 실증을 거쳐도 정식 제도권으로 넘어가는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며 "신청 접수는 계속받고 있지만 당국의 수용성이 낮고 샌드박스에 들어가도 실익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노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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