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측 "노소영·자녀 지출, 기부금까지 끌어모아"서울고검서 재검토···기각 땐 재정신청
최태원 SK그룹 회장측이 '최 회장이 동거인에게 1000억원 넘게 썼다'고 주장을 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대리인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항고했다. 최 회장 측은 실제 공동생활비보다 '50배 넘게' 부풀린 수치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노 관장 측 대리인 이상원 변호사의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내린 불기소 처분에 대해 항고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우선 1000억원 수치의 산정 방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과 함께 생활비로 사용한 금액은 금융거래 내역을 통해 확인됐으며, 이 변호사가 해당 주장을 제기한 시점을 기준으로 약 20억원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이 변호사가 제시한 금액에는 김 이사장과 무관한 지출이 광범위하게 포함됐다고 최 회장 측은 보고 있다. 최 회장이 수감 중이던 기간 노 관장을 위해 개설된 계좌에서 지출된 204억원을 비롯해 노 관장과 세 자녀에게 지급된 돈까지 김 이사장 관련 지출로 계산됐다는 것이다.
어린이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티앤씨재단 등에 지급된 기부금과 후원금도 문제 삼았다. 긴급구호와 장학·교육·복지 등 공익사업에 쓰인 돈까지 김 이사장에게 증여한 금액으로 합산했다는 게 최 회장 측 주장이다.
최 회장 명의의 주택과 미술품 등이 포함된 점도 항고 사유로 들었다. 최 회장 측은 이들 자산이 재산분할 재판에서는 부부공동재산으로 다뤄지고 있는데, 동시에 김 이사장에게 증여된 자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양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 측은 "최 회장의 계좌에서 사용처가 서로 다른 지출을 모두 합산하고 노 관장 본인에게 지급된 돈까지 포함해 실제의 50배가 넘는 숫자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변호사가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대리인으로 관련 금융거래와 자산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과 이 변호사 모두 재산분할 재판 과정에서 실제 공동생활비 규모를 알고 있었음에도 해당 수치를 언론과 방송을 통해 반복적으로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불기소 판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 회장 측은 검찰이 1000억원을 사실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이 변호사가 해당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 측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라며 "유포된 수치가 사실로 확인됐다는 판단은 처분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기소 처분이 마치 해당 주장의 진실성을 인정한 것처럼 유통되며 왜곡이 반복되고 있다"며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항고하고 다시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과정에서 시작됐다. 노 관장은 2023년 3월 김 이사장이 최 회장과의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다며 30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같은 해 11월 소송 과정에서 이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2015년 이후만 보더라도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원이 넘는다"는 취지로 말했고, 최 회장 측은 해당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며 이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이 변호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최 회장 측은 이번 항고를 통해 1000억원의 산정 근거와 이 변호사가 발언 당시 관련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재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사건은 서울고검에서 다시 검토될 예정이다. 서울고검이 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최 회장 측은 재정신청을 통해 법원 판단을 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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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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