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항체→ADC→이중항체→AOC까지신규 모달리티로 세운 기술적 진입장벽
알테오젠이 사노피, MSD와 아스트라제네카, GSK, 바이오젠에 이어 노바티스를 추가 파트너사로 확보하며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노바티스와 최대 32억2300만달러(약 4조4165억원) 규모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독점적 옵션·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들어 네 번째로 터진 대형 플랫폼 기술수출이다.
노바티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알테오젠의 ALT-B4를 활용해 복수의 제품에 대한 피하주사 제형을 개발 및 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복수의 옵션을 통해 확보하게 된다.
ALT-B4(성분명: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는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Hybrozyme®)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독자적인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로, 정맥주사(IV) 제형의 바이오의약품을 보다 편리하고 빠른 투약이 가능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제품이다.
ALT-B4는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의 주요 구성성분인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함으로써 함께 투여되는 치료제의 확산과 흡수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촉진한다.
노바티스가 알테오젠을 선택함에 따라 항암 항체치료제 영역에 머물던 피하주사(SC) 플랫폼의 영역을 전 세계 최초로 'AOC(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 유전자 치료제'로 확장하게 됐다.
앞서 노바티스는 지난해 10월 약 120억 달러(약 16조 4000억 원)를 들여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어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Avidity Biosciences)'를 인수했다.
노바티스는 인수 당시 어비디티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델-조타(Del-zota, 듀센근이영양증), 델-데시란(Del-desiran, 제1형 근긴장성 이영양증), 델-브락스(Del-brax, 안면견갑상완 근이영양증) 3개 물질을 모두 연매출 수십억 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문제는 해당 물질이 모두 희귀 근육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고용량 정맥주사(IV) 치료제라는 점이다. 평생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장시간 혈관 투여를 받아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 정맥주사는 투약 부담은 물론 치료 순응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노바티스는 알테오젠과 손을 잡고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 치료 편의성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약 물질 개수 측면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라고 언급하며 "미드싱글(mid-single, 4~6%) 수준의 판매 로열티 구조를 감안할 때 품목당 계약 가치는 약 3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최대 10개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을 SC로 개발하는 조건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가 유망 플랫폼 기술을 선점하려는 의도인 동시에, 향후 개발되는 모든 핵심 파이프라인에서 SC 제형 전환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노바티스와의 계약으로 알테오젠은 바이오의약품 모달리티 진화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알테오젠은 MSD의 '키트루다' 독점 계약을 통해 단일 항체의 글로벌 상업화 레퍼런스를 확보한 데 이어 다이이찌산쿄 '엔허투'로 전 세계 최초의 ADC(항체-약물 접합체) 피하주사를 개발 중이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 및 'PD-1/TIGIT' 이중항체는 물론 이번 노바티스 계약을 통해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중심의 차세대 'AOC(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 유전자 치료제'까지 섭력하게 됐다.
이 같은 모달리티 확장으로 알테오젠은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대체 불가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SC전환을 추진 중인 후발 기업들의 경우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알테오젠 플랫폼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알테오젠의 최대 경쟁사인 미국 할로자임(Halozyme)의 피하주사 제형 변경 기술 '엠다제(MDASE)' 관련 핵심 특허가 미국에서 또다시 무효화 판정을 받으면서 외부 위험도 해소된 모양새다.
2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원(PTAB)은 MSD가 할로자임의 엠다제 미국 등록특허(12,110,520)를 상대로 제기한 등록 후 특허무효심판(PGR)에서 "심판 대상 청구항 전부가 무효"라는 최종서면결정을 내렸다. PTAB은 해당 청구항들이 미국 특허법상 필수 기준인 서면기재요건과 실시가능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특허성이 원천 부인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정으로 할로자임은 미국에 등록한 엠다제 특허 중 무려 5건(11,952,600, 12,152,262, 12,018,298, 12,123,035, 12,110,520)에 대해 연달아 무효 결정을 받게 됐다.
관련 업계에선 알테오젠의 파이프라인 누적 계약 규모는 물론 전략에도 주목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이번 노바티스와의 계약금을 비공개 처리하여 일각의 의구심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추가 계약이 고려되는 상황에서 계약금을 공개할 경우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단가 상한선'이 정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몸값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도의 협상 전략이라는 평가다.
알테오젠의 플랫폼 확장은 실적 퀀텀점프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 출시된 '키트루다 QLEX(키트루다 SC)'는 지난 4월 보험청구코드(J-code) 등록 이후 가파른 처방 증가세를 보이며 출시 10개월 만에 점유율 10.6%를 달성, 두 자릿수 전환율을 돌파했다.
하반기 파이프라인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연간 27조원 규모의 초대형 블록버스터인 사노피의 '듀피젠트' 고용량 SC 제형은 3분기 임상 1상을 마치고 4분기 임상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GSK의 '젬펄리', 바이오젠의 '펠자타맙'도 하반기 SC 제형 임상 1상에 돌입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약 시장에서 SC제형은 선택이 아닌 필수재로 굳어진 모습"이라며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글로벌 선두주자들이 알테오젠 기술을 잇따라 채택하면서 플랫폼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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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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