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인센티브, 현금에서 주식 중심으로 전환총수 일가 지배력 변화 공정위 집중 점검
올해 대기업집단이 총수와 친족, 임원 등에게 성과보상 등을 목적으로 주식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지난해보다 66%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임원 인센티브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하면서 신규 주식지급약정이 가장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 소유 현황'을 분석해 공개했다.
분석 대상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102개 집단 가운데 총수(동일인)가 있는 89개 집단 소속 회사 3293곳이다.
올해 총수·친족·임원 등을 대상으로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한 기업집단은 15개로, 약정 건수는 모두 58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53건과 비교하면 232건, 65.7% 증가한 규모다.
신규 주식지급약정이 가장 많았던 곳은 삼성으로 317건에 달했다. 삼성은 317건 모두 임원을 대상으로 약정을 체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 임원 인센티브를 기존 현금 지급 방식에서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대거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임원으로 재직한 총수·친족을 대상으로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한 기업집단은 6개로 조사됐다. 두산과 아모레퍼시픽, 교보생명보험은 총수를 대상으로 약정을 맺었고 한화, 웅진, 유진은 총수 2세를 대상으로 약정을 체결했다.
한화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보상체계를 도입한 뒤 이를 확대하고 있다.
공정위는 주식지급약정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면서도 총수 일가나 대기업집단 소속 특수관계인에게 향후 지배력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88개 집단 소속 1047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분석 대상 회사의 31.8%에 해당한다.
이는 1년 전보다 89곳 증가한 수치로, 신규 기업집단 편입 등의 영향으로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가 처음으로 1000곳을 넘어섰다.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431곳이었으며, 해당 회사가 다시 50%를 초과하는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616곳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는 크게 줄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는 233개로 지난해 1435개보다 1202개 감소했다.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는 계열회사 간 가공자본을 형성해 소유·지배구조를 왜곡하거나 부실 계열사 지원 등에 활용될 수 있어 공정위가 주요하게 들여다보는 항목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한 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 4개, BS 1개, 사조 220개, QCP 8개 등 4곳이었다. 지난해 각각 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했던 태광과 KG는 기존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
특히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된 사조는 순환출자 고리를 1426개에서 올해 220개로 줄였다.
국내 계열사 간 상호출자 수는 지난해 9개에서 올해 14개로 증가했다. 다만 지정 이전부터 상호출자를 보유하고 있던 기업집단 6곳이 새롭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영향이 반영됐다.
기존 지정집단의 상호출자는 9개에서 8개로 감소했다.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61.4%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총수 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3.5%, 계열회사의 평균 지분율은 55.5%로 각각 집계됐다.
총수 일가의 직접 지분과 기업집단 전체 내부지분율 간 격차는 약 58%포인트 수준으로 나타났다.
총수가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한 기업집단은 87곳이었다. 총수 지분율은 일진글로벌이 51.4%로 가장 높았고 대명화학 26.4%, 부영 23.1%, 아모레퍼시픽 17.5%, DB 16.8% 순이었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은 넥슨이 65.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앤컴퍼니그룹 19.6%, 반도홀딩스·애경 12.1% 순으로 집계됐다.
자기주식을 보유한 회사는 87개 기업집단 소속 425곳으로 조사됐다. 하이브와 토스 소속 회사는 자기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평균 자기주식 비중은 1.9%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기업집단별 자기주식 비중은 미래에셋이 10.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보생명보험 8.5%, 케이씨씨 7.5%, 부영 5.9% 순이었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가운데 자기주식 비중이 높은 상장회사는 에스케이㈜ 24.6%, 태광산업㈜ 24.4%, 롯데지주㈜ 23.6%로 조사됐다.
국외 계열사를 통한 국내 계열사 출자도 확인됐다. 34개 집단 소속 115개 국외 계열사가 88개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국외 계열사는 롯데가 22개로 가장 많았고 에스케이 11개, 한화 8개, 네이버 7개 순이었다.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외 계열사는 21개 집단 소속 57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개 집단 소속 10개 국외 계열사는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하고 있었다.
총수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외 계열사는 효성 7곳을 포함해 8개 집단 소속 16곳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소유·출자 구조와 총수 일가의 지배력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와 출자 형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순환출자 고리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총수 일가의 직접 지분율과 내부지분율 간 격차는 여전히 큰 수준을 유지했다. 공정위는 주식지급약정과 국외 계열사를 통한 출자 등 총수 일가의 지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항목을 중심으로 관련 현황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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