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카드사들은 왜 '오픈USD'로 몰려갔을까

금융 카드 NW리포트

카드사들은 왜 '오픈USD'로 몰려갔을까

등록 2026.07.02 15:38

수정 2026.07.02 15:43

이은서

,  

이진실

  기자

수익 공유형 모델로 결제망 혁신 기대비자부터 삼성까지 글로벌 연합 가속화규제·실질 사업 모델 불확실성은 여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연내 출시를 앞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오픈 스탠다드' 연합이 결성되자마자 발빠르게 합류했다.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깝게는 기존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과 멀게는 기존 결제 플랫폼으로부터의 종속성 탈피 등 여러 그림을 동시에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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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오픈 스탠다드'에 합류

컨소시엄은 올해 안에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오픈USD 출시 예정

비자, 마스터카드, 삼성전자 등 전 세계 140여 개 기업이 참여

수익 공유형 구조

오픈USD는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준비금 운용 수익을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과 공유

발행·상환 과정에서 별도의 수수료 부과하지 않음

카드사 등 지급결제 사업자가 직접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

국내 카드사 움직임

현대·KB국민·BC·하나·삼성·우리·NH농협 등 주요 카드사 참여

롯데카드도 참여 검토 중

카드사들은 오픈USD 결제·유통 확대와 준비금 운용 수익 배분 역할 수행

규제와 시장 진입 과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및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지연으로 불확실성 지속

실질적 발행 주체, 라이선스, 자금세탁방지 체계 등 핵심 운영 정보 미확정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효용성 위축 우려와 법제화 속도 요구

향후 전망

국내 카드사들은 초기 인프라 구축과 시장환경 관망 단계

규제 해소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시장 안착의 관건

글로벌 결제 인프라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 주목

다만 카드사들은 아직 구체화된 사업 모델이 없는 만큼 표면적으로는 참여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협력이 글로벌 결제 인프라 시장의 판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국내 시장 안착은 향후 규제 대응과 참여사들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드사,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합류···차세대 결제망 준비

2일 외신과 금융권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오픈 스탠다드'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오픈USD를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에는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블랙록,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삼성전자, 신한금융그룹, 두나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주요 카드사 등 국내 기업 13곳을 포함한 전 세계 14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OUSD는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수익 공유형 구조'를 핵심으로 내세운 모델이다. 기존 테터(USDT와 서클(USDC)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와 현금 등 준비자산을 운용해 발생한 이자수익을 발행사가 가져가는 구조지만 OUSD는 소액의 운영 수수료를 제외한 준비금 운용 수익을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과 나누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또한 발행과 상환 과정에서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아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및 송금 인프라로 활용할 유인을 높였다는 점도 특징이다. 발행사가 이자수익을 독점하던 기존 구조를 깨고 참여 기업 간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을 제시하면서 기존 시장을 주도해온 USDT와 USDC 중심의 경쟁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는 평가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 형태로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참여 기관들이 나눌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유인"이라며 "기존에는 외부 발행사가 가져가던 수익을 카드사 등 지급결제 사업자가 직접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용 규모가 커질수록 참여 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인 만큼 금융사와 결제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장치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국내 카드사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이 때문이다. 현대·KB국민·BC·하나·삼성·우리·NH농협카드는 물론 롯데카드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오픈USD의 결제와 유통을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준비금 운용 수익 일부를 배분받는 구조에 참여하게 된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비자·마스터카드 중심의 기존 글로벌 결제망과 병행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오픈USD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협의체는 개별 기업이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단계라기보다 기술 표준이나 규격, 제도 방향 등을 논의하는 역할을 한다"며 "당국 역시 새로운 기술 도입 과정에서 민간 의견을 참고하는 만큼 이런 논의 채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제도나 논의 틀 자체가 부족했는데 이번 협의체 구성을 계기로 논의의 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제야 한 단계 진전된 수준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발행·상환의 수수료 부담이 없는 데다 준비자산 운용을 통한 수익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참여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초기 인프라 구축 단계를 살피는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비자, 마스터카드, 코인베이스 등 주도 기업들이 국내 유통망 확장을 위해 카드사를 비롯한 국내 금융사에 사전 의향서를 보냈다"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다방면으로 제휴를 맺고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아직 구체적인 역할이 정해지지 않아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전문가 "오픈USD 컨소시엄, 참여사 간 시너지 전략을 펼칠지가 관건"

실제 카드사들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준비는 상당히 활발하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솔라나 등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 협력해 개인 간 송금, 해외 결제 등 상용화가 사업 확장성을 점검했다. BC카드는 작년부터 글로벌 디지털 자산 기업 코인베이스와 협업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QR코드 결제 실증을 진행 중이며 해외 디지털 월렛사와 인터넷 등 공중망 통신 환경에서도 안전한 스테이블 코인 결제를 지원하는 관련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는 솔라나, 안랩블록체인컴퍼니와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모델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카드는 계열사를 중심으로 두나무 지분을 확보하며 관련 사업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상표권 선점과 내부 연구를 병행하는 등 주요 카드사들이 일제히 인프라 정비에 나서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해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에는 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NH농협 등 9개 카드사가 참여하고 있다. 해당 TF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카드 결제부터 가맹점 대금 정산까지 이어지는 실무 적용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카드사들의 행보는 단순한 신규 결제 수단 도입을 넘어 정산 인프라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사전 포석인데 향후 관건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컨소시엄 특유의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를 극복하며 시장을 공략할 실효성 있는 전략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혜진 서강대학교 AI·디지털자산 교수는 "테더나 서클이 워낙 공고하게 시장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비자, 마스터카드, 코인베이스 등 주도 기업들이 연합을 이루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며 "이들이 컨소시엄 내부에서 각자도생하지 않고 힘을 합쳐 어떤 시너지 전략을 펼칠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USD 확산 변수는 '불확실성'···발행·규제 모두 미정

업계에서는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점 주목한다. 개별 카드사들은 그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술 실증과 사업 모델 검증에 나서며 차세대 결제 인프라 전환에 선제 대응해 왔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지연되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다.

당초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은 올해 1분기 내 마무리될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다. 법 제정 이후에도 실제 사업자 본인가까지는 이르면 2029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실질적인 발행 주체와 라이선스 확보 경로, 준비금의 수탁 방식은 물론 자금세탁방지(AML)·고객확인(KYC) 체계 등 핵심 운영 정보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도 시장 안착의 변수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오픈USD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만큼 시장을 선점할 경우 국내 원화를 비롯한 이종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안팎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이유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역시 오픈USD처럼 운영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상황인데, 법제화 지연 속 이미 강력한 해외 플랫폼들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제도화 논의를 서둘러야 하는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은 "지급결제 사업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국경 간 송금과 결제 영역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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