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장관 중재 속 잠정합의 도출적자 사업부 성과급 '1년 유예'총파업 유보···22일부터 찬반투표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한 시간 남짓 앞두고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아직 조합원 투표 절차가 남아있지만 노조가 총파업을 유보하면서 약 100조원 규모의 직간접 손실이 우려됐던 총파업 위기는 일단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이하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20일 오후 10시45분께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교섭 관련 브리핑에서 "총파업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에서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투쟁지침 3호를 발동해 총파업을 유보했고, 찬반투표는 5월 22일 오후 2시부터 5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다.
브리핑에 참석한 여명구 삼성전자 피플팀 부사장도 "이번 잠정합의가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며 "회사는 이번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노사 상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그간 성과급을 두고 장기간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말부터 수차례의 교섭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지난 11~13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사후조정 절차를 거쳤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끝났다. 이후 노사 간 갈등이 점차 고조되자 정부에서도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
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 양측에 2차 사후조정을 제안했고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기도 했다. 특히 19일 진행됐던 2차 사후조정 2일차 회의는 예정됐던 종료시간인 오후 7시를 훌쩍 넘긴 20일 자정까지 이어지면서 정회했다. 이어 같은날 오전 10시부터 3차 회의를 열었으나 중노위의 조정안을 사측에서 수용하지 않으면서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한채 종료됐다.
삼성전자는 사후조정 종료 이후 입장문을 통해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사실상 총파업 반나절을 남겨두고 노사 양측이 타협점을 찾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정부는 재차 노사 양측의 대화의 중재에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노사 양측의 대화 자리를 만들면서다. 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했고 약 6시간의 대화 끝에 잠정합의를 도출해냈다.
노사는 성과급 재원 배분을 두고 막판까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결국 사측이 노조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그간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부문 70%, 사업부 30% 비중으로 배분하자고 요구해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사측은 공통 재원이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적자 사업부 직원들도 흑자 사업부와 거의 유사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게 되어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난색을 표해왔다.
이번에 공개된 잠정합의안에는 DS(반도체)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과 성과급 지급 한도 폐지 등이 담겼다. 노사 합의에 따라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를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성과급 재원 배분 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정했다. 또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하기로 했다.
적자 사업부의 경우에는 당해 회계연도 부문 재원을 활용해 산출된 공통 지급률의 60%를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적용 시점은 2027년부터다. 이는 노사가 막판까지 첨예하게 대립했던 적자 사업부 성과급 지급 문제와 관련해 사측이 일부 양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적용된다. 2026~2028년에는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시 지급하고, 2029~2035년에는 DS부문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방식은 자사주 형태다.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며 지급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하다. 나머지 3분의 1은 1년, 또 다른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최 위원장은 "배분 방식에서 적자사업부 방식에 대한 이견 차이가 있었다"며 "회사 측이 1년간 적자사업부 배분 방식에 대해 유예해주면서 합의를 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 부사장도 이와 관련해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것은 기본 원칙"이라면서도 "그 원칙을 지키면서 최상의 방안을 아이디어와 대화를 통해 찾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한 시간 반가량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원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총파업은 일단 유보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당초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했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직간접적 피해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 차질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시장 신뢰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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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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