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천궁-Ⅱ 급하다" UAE, 조기 공급 요청···K-방산 생산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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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Ⅱ 급하다" UAE, 조기 공급 요청···K-방산 생산력 주목

등록 2026.03.06 17:50

이승용

  기자

한국군·기존 수출 물량 겹쳐···정부, 공급 가능 물량 검토 착수탄도미사일 534발 중 494발 요격···UAE 방공망 실전 대응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중동 지역의 군사 긴장이 고조되면서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 정부에 국산 중거리 방공체계 '천궁-Ⅱ(M-SAMⅡ)'의 조기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이 이어지며 걸프 국가들의 요격미사일 소모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K-방산의 생산능력(CAPA)과 납기 조정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UAE는 최근 한국 정부에 천궁-Ⅱ 포대를 계약상 납기보다 앞당겨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포대 조기 인도가 어렵다면 소진 중인 요격미사일을 우선 공급해 달라는 요구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UAE의 요청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운용 물량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기존 계약국에 우선 납품해야 할 물량이 남아 있는 데다 중동 수송 여건도 변수로 꼽힌다. 이 때문에 당장 공급 일정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정부는 우선 제공 가능한 물량이 있는지와 인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UAE는 지난 2022년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천궁-Ⅱ 10개 포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이 가운데 2개 포대가 실전 배치된 상태다.

UAE는 최근 대규모 공습 상황에서 방공망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534발을 탐지해 이 가운데 494발을 요격해 92.5%의 요격률을 기록했고, 순항미사일 18발은 전량 격추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런 실전 경험이 중동 내 추가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천궁-Ⅱ는 국내 대표 방산 기업들의 협업으로 개발·생산되는 체계다. LIG넥스원이 미사일과 체계종합을 맡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와 차량 등 발사체계 분야를, 한화시스템은 레이더 등 탐지·추적 장비를 담당하고 있다. UAE의 조기 공급 요청은 곧바로 이들 업체의 생산능력과 협력사 공급망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궁-Ⅱ 1개 포대는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이동식 발사대 4기로 구성되며, 발사대 1기에는 요격미사일 최대 8발이 탑재된다. 방위사업청 기준으로 1개 포대 가격은 약 96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성능 면에서는 요격 고도 약 20㎞, 최대 사거리 약 50㎞로 평가된다. 한국군이 별도로 운용 중인 미국산 PAC-3 MSE는 요격 고도 40㎞, 최대 사거리 9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천궁-Ⅱ의 강점으로는 전방위 교전 능력이 꼽힌다. 레이더는 회전 탐색 중 표적을 포착하면 해당 방향으로 전환해 추적하고, 요격미사일은 발사 직후 자세를 바꿔 목표물을 향해 비행한다. 비행 중에도 측추력기(TVC)를 통해 자세와 방향을 조정할 수 있어 기동성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걸프 국가들의 요격탄 비축분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공미사일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데다 이번 분쟁까지 겹치면서 공급망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천궁-Ⅱ의 실전 성과가 추가 수출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하면서도, 결국 수출 경쟁력의 핵심은 성능뿐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과 납기 대응 능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UAE의 요청은 천궁-Ⅱ 성능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 방산의 생산 대응 능력을 시험하는 사례"라며 "중동 시장에서는 성능 못지않게 긴급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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