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서 격차 3%p로 좁혀한국, 척당 수주량 5만9000CGT로 경쟁력 입증중국 저가 공세 속 고부가가치 선종 집중
중국의 물량 공세에 밀리는 듯했던 K조선이 LNG운반선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한국 조선업계는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에서 중국과의 점유율 격차를 3%포인트(p)까지 줄이며 고부가 선박 경쟁력을 입증했다. 중국이 낮은 선가와 생산 규모로 시장을 넓히고 있지만, 한국은 LNG선과 FLNG 등 기술 장벽이 높은 선종에서 우위를 지키며 가격보다 기술로 승부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52만CGT(표준선환산톤수) 147척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은 211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47%로 1위를 지켰고, 한국은 199만CGT를 확보해 44%까지 따라붙었다. 양국 간 격차는 3%p에 그쳤다.
수주한 선박 척수를 살펴보면 중국은 97척인 반면 한국은 34척으로 차이가 컸다. 척수는 중국이 압도적이지만, 선박의 부가가치를 따져보면 한국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척당 평균 수주량은 약 5만9000CGT로 중국의 2만2000CGT를 크게 웃돌았다. 단순 물량 경쟁이 아니라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중심의 '질적 수주'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LNG선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LNG운반선 16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인 FLNG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고부가 해양 설비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한화오션 역시 LNG선과 특수선 분야를 중심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채우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LNG선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크기 때문이다. LNG운반선은 척당 선가가 높고 건조 난도도 커 일반 상선보다 수익성이 높은 대표적인 고부가 선박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과 중동, 캐나다 등을 중심으로 LNG 생산 프로젝트가 확대되면서 장거리 운송에 필요한 선박 수요도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같은 고부가 선박 중심 전략이 계속 힘을 얻기 위해서는 중국의 물량 공세를 넘어서는 것이 과제다.
5월 한 달 수주 실적에서는 한국이 중국과의 격차를 3%p까지 좁혔지만 누적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우위는 여전히 뚜렷하다. 올해 1~5월 전 세계 누적 수주량 3356만CGT 가운데 중국은 2298만CGT를 수주하며 6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708만CGT로 21%에 머물렀다.
수주잔량에서도 중국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5월 말 기준 중국의 수주잔량은 1억2943만CGT로 전 세계의 65%를 차지했고 한국은 3706만CGT로 19% 수준이다. 중국은 낮은 선가와 대규모 건조 능력,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범용 선박은 물론 LNG선 시장에서도 경험을 빠르게 쌓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사들이 향후에도 저가 수주 경쟁에 휘말리기보다 고부가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LNG운반선은 화물창 기술과 극저온 운송 안정성, 납기 신뢰도가 중요한 선종인 만큼 단기간에 가격만으로 경쟁 구도가 바뀌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물량 공세는 국내 조선업계가 경계해야 할 변수지만, 한국 조선사들이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저가 경쟁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며 "LNG선과 FLNG처럼 기술 장벽이 높은 선종에서 수익성을 지키는 것이 K조선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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