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DAQ150 헬스케어 비중 축소KRX300서 바이오 신흥 강자 대거 합류시장 내 전통·신규 바이오 기업 가치 재평가
한국거래소의 6월 주요 지수 정기변경이 제약·바이오주의 새로운 수급 요인으로 떠올랐다. 코스닥 대표지수인 코스닥150(KOSDAQ150)에는 오름테라퓨틱이 신규 진입한 반면 메디톡스, 동국제약, 바이넥스, 원텍, 콜마비앤에이치 등 기존 바이오·헬스케어 터줏대감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과거 코스닥을 호령하던 실적 기반의 전통 헬스케어주와 신규 플랫폼 바이오 기업 간의 시장 내 위상 변화가 드러난 셈이다.
이를 단순히 '기존 바이오의 퇴장'으로 깎아내리기는 어렵다. 코스피·코스닥 통합 우량주 지수인 KRX300에서는 큐리언트, 앱클론, 일동제약, 엘앤씨바이오, 로킷헬스케어, 에이프릴바이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지투지바이오, 씨어스, 오름테라퓨틱 등이 대거 편입됐다. KOSDAQ150의 헬스케어 비중은 축소됐지만, KRX300에서는 신약개발과 세포분석, 헬스케어 플랫폼 등 스펙트럼이 오히려 넓어지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나쁜 기업'의 퇴장? 지수는 펀더멘털 심사표 아냐
한국거래소는 최근 주가지수운영위원회를 열고 KOSPI200(4개 종목 교체), KOSDAQ150(16개 종목 교체), KRX300(45개 편입·42개 편출) 구성종목 정기변경을 확정했다. 해당 변경안은 오는 12일부터 지수에 공식 반영된다.
이번 변화를 해석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편입·편출을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성장 가능성과 직결시키는 오류다. KOSDAQ150은 기본적으로 시가총액, 유동성, 업종 대표성(GICS 기준)을 잣대로 삼는 기계적 선별 장치다. 업종별 누적 시가총액 60% 이내에 들어야 신규 편입이 가능하며, 기존 구성종목이라도 섹터 내 시총 순위가 밀리면 가차 없이 편출된다.
메디톡스의 편출이 이를 방증한다. 메디톡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607억원, 영업이익 74억원, 순이익 79억원이다. 비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1% 줄었지만,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에스테틱 포트폴리오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34.6%, 순이익은 135.7% 급증했다.
알짜 실적을 내고도 지수에서 밀려난 것은 결국 실적이 탄탄한 기업조차 지수 내 상대적 시총과 유동성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시장 논리를 보여준다. 제약·바이오 종목의 지수 생존 여부가 임상 성공 여부보다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과 수급에 크게 좌우된다는 의미다.
성장 서사 탄탄해도···'턴어라운드' 아직
오름테라퓨틱(오름)의 편입 역시 같은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ADC(항체약물접합체)와 TPD(표적단백질분해) 기술을 결합한 오름의 DAC(항체-분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술력은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3년 BMS(ORM-6151), 2024년 버텍스 파마슈티컬스(TPD² 플랫폼)와 맺은 연이은 기술이전 계약 성과 그리고 올해 1월 1450억원 규모 후속 투자 유치까지 기업의 '성장 서사'는 탄탄하다.
그러나 재무제표가 가리키는 현실은 오름이 아직 초기 바이오텍임을 보여준다.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전무(0원)했으며, 연구개발비 138억원을 포함해 총 18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IPO 당시 제시한 실적 전망과 실제 수치의 괴리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당초 제시한 2025년 매출액 예측치는 369억8700만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2400만원에 불과했다. 영업손실 또한 예측치(95억8400만원)를 뛰어넘는 517억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파트너사의 일정 지연을 비롯한 바이오 산업 특유의 리스크가 발목을 잡은 결과다. 지난해 12월 145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투자를 유치하는 등 유동성이 풍부해 재무상태는 건전하나, 흑자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오름테라퓨틱의 경우 기술성장기업 특례 상장 덕에 당장 2030년까지 매출액 요건 적용이 유예되지만, 바이오텍 기업은 대개 실적 검증을 마친 기업이 아닌 시장 기대치를 선반영한 기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패시브 자금이 쥐락펴락···'누가 살아남나' 제2막
정기변경에서 두드러진 또 다른 특징은 지수별 온도차다. KOSDAQ150 안에서 제약·바이오는 파이(비중)가 줄어드는 치열한 제로섬 게임을 벌였다. 오름테라퓨틱 단 한 곳만 입성한 반면, 메디톡스, 동국제약, 바이넥스 등 기존 강자는 무더기로 방을 빼야 했다.
반대로 통합 우량주 지수인 KRX300은 신약개발사(큐리언트, 앱클론, 에이프릴바이오)부터 세포분석 및 디지털 헬스케어(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로킷헬스케어, 씨어스)까지 다양한 바이오 기술주를 품었다. 이는 코스닥 내 150개 종목만 추리는 좁은 문(KOSDAQ150)과 코스피·코스닥 전체 시총의 80% 이상을 커버하는 넓은 문(KRX300)이라는 지수 성격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당장 오는 11일 종가 기준으로 진행될 리밸런싱에서는 패시브 수급이 최대 변수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KOSPI200 추종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2026년 4월 기준 71조원에 달하며, KOSDAQ150 ETF 순자산 역시 14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유안타증권은 오름테라퓨틱에만 약 751억원의 기계적 매수세(리밸런싱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새로 KRX300 지수에 편입된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이번에 KRX300 지수 편입대상으로 선정됐다"면서 "패시브의 수급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다만 패시브 수급은 양날의 검이다. 기계적 매수세가 단기 주가를 부양할 순 있어도 유동성이나 차익실현 물량에 따라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편출 종목 역시 단기적 매도 압력을 피하기 어렵지만, 본업의 펀더멘털이 굳건하다면 결국 주가는 제자리를 찾을 거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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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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