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삼성전자 DS 3.86조원SK하이닉스 7.03조원···2배 가량 차이연간 영업익도 SK하이닉스 앞설 듯
31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DS부문은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 보면 매출액은 78%로 증가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다만 SK하이닉스와의 영업이익 경쟁에서는 밀리게 됐다. 이번 실적에서 최대 관전포인트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와 영업이익 경쟁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하게 될지, 격차는 얼마가 될지가 관심을 끌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영업이익 누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 DS부문이 8조3600억원, SK하이닉스(8조3545억원)를 55억원 가량 앞섰었다. 그러나 3분기 SK하이닉스가 7조300억원, 삼성전자 DS부문이 3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이들의 격차는 3조1645억원으로 벌어졌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을 3조원 이상 크게 앞질렀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이달 초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눈높이를 낮췄다. 이에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6조원대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실제는 이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의 경우 인공지능(AI) 및 서버용 수요에 적극 대응해 HBM, DDR5, 서버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됐지만 전분기 대비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와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에 따른 환영향 등으로 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부문도 모바일 및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 일회성 비용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만년 2위로 평가받던 SK하이닉스의 반란이 가능했던 것은 HBM에서 승기를 쥔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는 AI 전환 시대에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한 HBM의 큰 손인 엔비디아를 진즉에 주요 고객사로 확보해 물량 거의 대부분을 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HBM 내 독주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둔화 구간에서 SK하이닉스가 보유한 HBM 시장 주도권은 오히려 지속 부각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HBM3E(HBM 5세대) 8단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던 것처럼 4분기부터 본격화되는 12단 시장에서도 독주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쉽사리 넘지 못하며 AI발 성장 수요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다. 다만 4분기는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HBM3E 주요 고객사의 퀄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HBM3E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복수 고객사향 HBM3E 8단, 12단 판매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사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여기서 언급된 주요 고객사는 엔비디아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미 3분기에서 큰 차이를 벌려둔데다 4분기 실적도 크게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 추정치를 살펴보면 4분기 SK하이닉스는 8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삼성전자 DS부문은 4조~6조원대를 기록할 것을 보인다. 만약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DS부문을 연간 영업이익에서 5조~7조원 가량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AI 프로세서와 함께 HBM이 시장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엄청난 변화가 시작됐다"며 "2023년부터 2024년 2년간 예상 영업이익 합계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2조5000억원, SK 하이닉스가 15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AI라는 새로운 시대의 막이 오르면서 기업의 전략적 대응의 성공과 실패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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