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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확실성 커진 금융권···내년 성장세 발목 잡히나

금융 금융일반 트럼프 리스크 본격화

불확실성 커진 금융권···내년 성장세 발목 잡히나

등록 2024.11.20 16:23

수정 2024.11.20 16:58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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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현상 장기화 대비해 은행들 대책 마련 돌입외화 유동성 감소 가능성 염두해 두고 모니터링 강화환율변화 은행 자본비율에 영향력↑···CET1 비율 사수

불확실성 커진 금융권···내년 성장세 발목 잡히나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당분간 강달러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은행들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고환율이 유지될 경우 자본 비율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금융지주 밸류업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들어 1400원을 넘어섰던 환율은 다시 1390원대에 거래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나 금융권에서는 강달러와 함께 높은 변동성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달러 가치에 대해 앞으로 6~12개월간 달러 약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은행권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고환율이 지속된다면 외화로 된 위험가중자산(RWA)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나고 이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은행들은 위험가중치가 높게 책정되는 대출자산 축소 등의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말 환율이 1400원으로 끝나게 되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맞추기 어려워진다"면서 "각 금융사가 자산을 줄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도 대책 마련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외화 수신상품에 보다 적극적으로 금리 우대를 펼칠 수 있는 ALM(자산부채관리) 정책 수단을 11월부터 운영 중에 있다. 금리 우대를 통해 요구불에 예치된 잔액을 정기예금으로 전환해 잔액의 안정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유사시에 대비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외화 커미티드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커미티드라인은 유사시 외화 조달 수단으로 약정 한도 내에서 외화를 우선 공급받는 권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과거 환율 상승기를 살펴보면 기업 고객들을 중심으로 보유하고 있던 외화 예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경향이 관찰된 바 있고, 매입외환도 다소 증가하는 모습이 있었다"면서 "향후 외화 유동성 감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며 현재까지는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외화 자산부채를 감안해 일정량의 외화 가용 유동성을 상시 유지 중이다. 내년에는 외화 중장기 조달을 통해 외화유동성 선제적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외화 가용 유동성,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관리 항목별 목표 수준 하회시 비상관리체계 가동으로 위기 발생 전 사전적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기본적으로 외화 자산 운용 시 같은 통화의 외화 부채를 조달해 환율에 의한 손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리에 나서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이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환율을 모니터링해 노출을 줄이는 방안을 지속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이 늘게 돼 외화 대출 자산을 사업계획에서 보수적으로 산정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환율 급등에 따라 월 1회 열리는 리스크관리 회의에서 유관부서 협의를 통해 환율 수준별 관리 방안을 수립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환율변동에 따른 시장리스크는 헤지를 통해 관리 중이며 연말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으로 자본 비율 규제 수준이 올라가는 것에 대비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외화 자산·부채의 차이를 나타나는 외환포지션을 스퀘어 수준으로 관리해 환 변동에 따른 위험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향후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자금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자금 유출입 모니터링 강화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사전 대응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권은 연말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며 내년 전략 마련에도 고심하는 모습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강달러는 이어질 전망이며 미국의 성장우위 전략과 재정지출 확대 기대감, 국채금리 상승 등은 강달러 현상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변화가 은행의 자본 비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대출 증가율의 변동성이 낮아진 점, 한국은행들의 해외자산 비중이 과거 대비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의 영향으로 환율변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으로 내년 환율 변동성 우려가 커지며 성장전략 마련에도 변수가 많아졌다"면서 "자산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환율을 감안해 건전성 관리와 함께 성장 전략을 감안해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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