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전년 대비 28.9%↓시장 기대치 절반 수준 기록"원·달러 환율 하락 등 영향"
LG이노텍은 23일 2024년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매출 5조6851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매출은 19.3% 증가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28.9% 감소한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 신모델 양산으로 고부가 카메라 모듈 공급이 확대되고 반도체 기판, 차량용 통신 모듈의 매출이 늘었다"면서도 "원·달러 환율 하락, 전기차·디스플레이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광학 사업의 공급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 카메라, 통신 모듈, 조명 등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인 차량용 부품의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전장사업의 수주잔고 역시 12조원에 이르는 등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선행기술·제품 선제안 확대로 시장 선도 지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전략적 생산지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우선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조83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고객사 신모델 출시에 따른 모바일용 고부가 카메라 모듈 양산이 본격화했고, 차량용 카메라 모듈 공급도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로 보면 31% 증가했다.
기판소재사업은 1년 전보다 13% 늘어난 370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2% 줄었다. 고객사 신제품 출시로 RF-SiP(Radio Frequency-System in Package) 등 반도체 기판의 공급은 증가했으나, COF(Chip On Film)와 같은 디스플레이용 제품군은 TV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약세를 보인 탓이다.
전장부품사업은 매출액이 4779억원으로 전년 대비, 전 분기 대비 각각 9%, 4%씩 감소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영향이다. 다만 자율주행용 차량 통신 모듈의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수주잔고 역시 매년 증가, 2024년 3분기 기준 1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의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는 '애플'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LG이노텍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주요 고객이다. LG이노텍은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 등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사실상 애플의 제품이 얼마나 잘 팔리느냐가 LG이노텍의 실적으로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아이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애플 효과'가 LG이노텍 실적에도 온기 반영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정작 아이폰 16의 초기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애플의 아이폰 16 시리즈는 지난 9월 출시 후 첫 주 판매량이 370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작과 비교 시 약 10% 이상 줄어든 수치다.
또한 이번 성적표는 시장의 기대치도 하회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이 3분기 257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는 기대치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못 거둔 것이다. 더구나 이같은 기대치는 이미 한차례 낮춰진 상태였다. 1개월 전 전망치는 2958억원이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환율 민감도 높은 사업구조를 보유한 LG이노텍이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향후 이익 추정치 감소가 예상되고, 아이폰 신제품 초기 수요가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기판소재 수익성 회복 속도도 다소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보다는 내년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이폰 16 시리즈의 AI 기능이 이달 말 영어권 지역을 시작, 순차적으로 쓸 수 있게 되는 만큼 판매량 확대 본격화는 내년일 수 있다는 풀이다.
박희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10월 말 북미 지역 출시 이후 전 언어권 확산으로 이어지는 주력 고객사의 AI 서비스 계획은 오히려 수요 증가 기대감을 2025년 전체로 이연하는 효과가 있다"며 "즉, AI 기능 글로벌 확산 지연은 초기 부진을 야기했으나 실적 계절성을 다소 완화함과 동시에 기대감을 이어 나갈 이벤트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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