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바닷속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메인주와 알래스카주 연안에 밀폐형 수중 데이터센터 4곳을 검토 중이라는 기존 보도를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민간업체가 두 지역에 해저 서버와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을 제안한 상태다.
민간업체 딥그린이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에 제출한 사업안은 두 건이다. 알래스카 쿡만에서는 해저 서버 모듈 66개와 조류발전 터빈 약 330~350기를 설치해 생산한 전기를 서버에 공급하는 구상이다.
메인주 이스트포트 앞바다에도 서버 모듈 34개와 조류발전기 최대 16기를 설치하는 계획을 냈다. 이곳은 바다에서 생산한 전기를 외부 전력망에 보내지 않고 데이터센터에 직접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두 사업 모두 지난 2월 예비허가를 신청한 단계다. 정부가 건설을 승인한 것은 아니며, 실제 착공까지는 추가 인허가가 필요하다.
바다를 택한 이유는 전력과 냉각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AI 서버를 밀폐된 모듈에 넣어 차가운 바닷물로 식히고 조류발전으로 전력까지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기술 실험은 이미 이뤄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8년 스코틀랜드 앞바다에 서버를 설치해 2년간 운영한 결과 고장률이 육상 비교 시설보다 87% 낮았다고 발표했다. 중국 연안에는 수중 데이터센터 2곳이 운영 중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육상 데이터센터의 투자 여건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미국의 주요 AI 투자 거점인 텍사스에서는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9월 전력망·수자원 조사가 끝날 때까지 신규 환경 인허가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지난 3일 주지사 선거에서 애벗을 꺾은 지나 히노호사 당선인도 주민 보호법이 마련될 때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전력과 물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기업의 투자 일정에도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수중 데이터센터는 이런 부담을 줄일 대안으로 주목받지만, 해저 사업 역시 규제의 무풍지대는 아니다. 딥그린이 사업을 추진하려는 메인주 이스트포트 시의회는 9월 대형 데이터센터 금지 조례를 채택하고 연방 당국에도 반대 의견을 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오대호 지역 환경단체들은 서버에서 나오는 열이 수온을 높이고 설비 누출이 식수원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직 이 지역에 수중 데이터센터 신청은 없지만, 환경단체는 선제적인 규제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해저 시설이 육상 데이터센터의 대안이 될지는 경제성에 달렸다. 냉각비를 아끼더라도 해저 설치·유지보수와 환경 대응 비용이 커지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어 실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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