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3사, 일회성 호재 제외 시 호실적 제동에코프로비엠 기저효과·엘앤에프 평가손실에 수익성 악화ESS 수요 확대에도 본업 회복 더뎌···실적 변동성 지속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일회성 손익에 크게 좌우됐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본업의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고객사 보상금과 과거 투자이익에 따른 기저효과,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평가손실 등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업체별 희비가 엇갈렸다. 외형 성장이나 영업이익 증가에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수익성 개선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양극재 사업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확보하는 것이 업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 등 국내 양극재 3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일회성 손익의 영향으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포스코퓨처엠은 고객사 보상금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고,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반영된 투자이익의 기저효과로 이익이 급감했다. 엘앤에프는 원재료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이 반영되며 적자 전환했다. 업체별 실적은 엇갈렸지만 본업의 수익성 회복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공통된 과제로 남았다.
실적 개선 폭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포스코퓨처엠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348억원, 영업이익 8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3.2%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영업이익 증가에는 고객사의 공급계약 미이행에 따른 일회성 보상금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 고객사가 당초 약정한 양극재 구매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발생한 보상금이다. NH투자증권은 국내 고객사 2곳으로부터 받은 보상금이 6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영업이익 821억원의 70%를 넘는 수준이다. 양극재 판매량도 회복됐지만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일시적인 보상금에서 발생한 만큼 이를 제외한 본업의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반영된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5579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76.2% 줄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인도네시아 제련소 투자이익 418억원과 재고자산 평가충당금 환입 90억원 등 총 508억원의 일회성 수익이 반영됐다. 당시 영업이익 507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이익 대부분이 일회성 요인에서 발생했던 만큼 올해는 해당 효과가 사라지면서 양극재 사업 자체의 이익 창출력이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드러났다. 영업이익률도 2.2%에 그쳤다. 일회성 수익을 제외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에는 아직 이익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엘앤에프는 원재료 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손실 부담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0%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2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직전 분기 대비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하이니켈 양극재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용 제품 공급이 확대되면서 외형은 성장했지만 원재료 가격 및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주요 원재료 재고평가손실 약 426억원과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 약 220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재료와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하지 못한 셈이다.
이처럼 3사의 실적이 일회성 손익에 크게 좌우되는 것은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양극재 판매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공장 가동률과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부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업에서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고객사 보상금이나 투자이익 등 일시적인 수익의 발생 여부, 재고자산 평가손익 등에 따라 분기 실적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외형 성장만으로 실질적인 수익성 회복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향후 실적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역시 단기간에 전기차용 양극재의 부진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ESS용 양극재 매출은 전분기 대비 173%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5% 감소했다. 전체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33.3% 줄었다. ESS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기존 전기차용 양극재의 판매 부진을 상쇄할 정도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신규 수주가 실제 제품 공급과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점도 단기적인 실적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양극재 업체들은 사업 다변화와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ESS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전기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공장 가동 확대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사업 투자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다만 신규 사업의 매출 기여와 생산 거점 확대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본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기존 양극재 사업의 가동률과 수익성 회복이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전기차 수요가 예전만 못하다 보니 양극재 업체들도 물량만 늘린다고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특히 메탈 가격이 움직이면 판가와 재고평가손익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분기마다 이익 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고객사 물량을 확보해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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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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