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션위크서 중국 단독 매장으로디자인 경영과 제일모직의 협업 전략디자인 경쟁력으로 글로벌 무대 도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디자이너 브랜드 '준지(JUUN.J)'가 중국에서 단독 매장을 늘리고 있다. 올해 미스토홀딩스와 손잡고 청두와 베이징에 매장을 열었다. 해외 편집숍에 옷을 공급해 온 준지가 현지 소비자에게 브랜드 전체를 보여주는 유통망을 갖춰가는 단계다. 그 바탕에는 2007년 파리에 진출한 뒤 준지의 디자인을 이끌어 온 정욱준 부사장과 이를 생산·판매할 기반을 넓혀 온 삼성물산이 있다. 독립 디자이너의 컬렉션에서 출발한 준지가 해외에서 자체 브랜드 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중국 시장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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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의 준지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단독 매장을 확대 중
청두와 베이징에 매장 오픈
현지 소비자에게 브랜드 전체를 보여주는 유통망 구축
정욱준 부사장이 2007년 파리에 진출하며 준지의 디자인 주도
삼성물산과 협업으로 브랜드 기반 넓혀
독립 디자이너로 시작한 준지가 자체 브랜드로 자리 잡을지 주목
정 부사장, 다양한 소재와 옷 만드는 기술 익힘
1999년 론커스텀 브랜드 출시
파리 컬렉션 진출로 해외 편집숍 입점 성공
2023년 11월 정 부사장 승진 발표
파리 컬렉션과 협업으로 해외 입지 강화
중국에서의 매장 사업으로 브랜드 인지도 확대
중국 시장 성공 시 유럽과 북미로 사업 확장 가능
매장 운영 경험을 글로벌 패션 하우스로 발전시키려는 계획
정 부사장, 클래식과 자유, 젊음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1967년생 정 부사장은 남성복과 캐주얼 업계에서 실무를 익힌 디자이너다. 아동복을 만들어 팔던 부모 덕에 어릴 때부터 옷을 가까이했지만 대학에선 공예를 전공했다. 미대 3학년 때 입대했고, 군 복무 중 진로를 패션으로 바꿨다. 제대 후 에스모드서울에 들어가 1992년 졸업했다. 첫 직장은 남성복 브랜드 쉬퐁이었다. 이후 클럽모나코 등을 거쳐 닉스에서 디자인팀장을 맡았다. 정 부사장은 해당 시기를 '여러 소재를 다루고 옷을 만드는 기술을 익힌 기간'이라고 강조한다.
1999년 독립해 남성복 브랜드 '론커스텀'을 내놓으면서는 직장에서 익힌 재단을 자신의 디자인에 적용했다. 서울컬렉션에서 트렌치코트와 케이프 등 익숙한 옷의 비율을 바꾸고, 정장에 쓰이는 재단 방식에 거리 패션의 요소를 섞었다. 2007년 '준지'라는 이름으로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에 진출할 때는 현지 판매 대행사 토템을 직접 찾아갔다. 컬렉션에서 바이어의 관심을 끌고, 현지 파트너를 통해 이를 주문으로 연결하기 위해서였다. 해외 편집숍 입점은 준지의 디자인이 20여년 전부터 해외에서 통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삼성과는 디자이너 지원과 상품 협업을 거쳐 인연을 맺었다. 삼성패션디자인펀드의 지원을 받은 정 부사장은 빈폴과 트렌치코트를, 빈폴액세서리와 가방을 선보였다. 당시 그는 패션비즈 인터뷰에서 협업 상품이 팔리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디자인이 더 넓은 고객층에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2011년 제일모직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로 합류할 때는 준지에서 함께 일하던 스태프 5명도 동행했다. 제일모직은 해외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브랜드와 컬렉션을 만들어 온 팀을 함께 확보했다.
합류 이후 준지는 파리 컬렉션을 이어가면서 판매망을 넓혔다. 2013년 파리의상조합 정회원으로 선정됐고, 이듬해 갤러리아 명품관과 롯데백화점 본점에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해외 바이어에게 컬렉션을 보여주는 일과 소비자가 옷을 직접 입어 보고 구매할 매장을 운영하는 일이 병행됐다. 정 부사장과 디자인팀이 다음 시즌 옷을 준비하는 동안 기업은 소재 조달과 생산, 납품, 매장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 독립 시절 확보한 디자인 경쟁력을 여러 시즌에 걸쳐 판매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갖춘 것이다.
삼성물산은 2023년 11월 정 부사장의 승진을 발표하면서 파리 컬렉션과 협업을 통해 준지의 해외 입지를 강화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부사장이 된 뒤에도 그는 준지의 디자인을 총괄한다. 올해 1월 파리 가을·겨울 컬렉션에선 검은 턱시도와 이탈리아 모터스포츠 브랜드 알파인스타즈와 협업한 바이커 의류를 한 무대에 올렸다. 정장과 바이커 의류는 쓰임새가 다르지만 정 부사장은 재단과 실루엣으로 두 종류의 옷을 하나의 컬렉션에 묶었다. 준지가 새 상품군이나 협업으로 고객층을 넓히면서도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는 이유다.
중국은 그 인지도를 현지 매장 사업으로 연결하려는 시장이다. 준지는 2024년 베이징·청두에서 팝업을 열고 상하이에 단독 매장을 마련했다. 올해는 미스토홀딩스와 중화권 유통 계약을 맺고 7월 티몰 입점과 청두점 개점에 이어 8월 베이징 싼리툰 타이쿠리에 매장을 열었다. 미스토홀딩스의 상하이·홍콩 법인이 2030년까지 중화권 유통을 맡는다. 삼성물산이 준지의 디자인과 상품을 전개하고, 현지 파트너는 매장 운영과 위챗·샤오홍슈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구조다.
단독 매장이 늘어나면 브랜드를 보여주는 방식과 사업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진다. 편집숍에서는 바이어가 고른 상품으로 고객을 만나지만, 단독 매장에서는 코트부터 재킷, 셔츠까지 한 시즌의 디자인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 그만큼 상권별 상품 구성과 재고 운영도 중요해진다. 중국 전용 상품을 보고 찾아온 고객이 준지 특유의 재단을 담은 대표 상품까지 구매하는지, 그 수요가 다음 시즌에도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정 부사장이 구축한 디자인이 현지에서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진다면 삼성물산은 중국에서 쌓은 매장 운영 경험을 유럽과 북미 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정욱준 부사장은 "클래식과 자유, 젊음을 바탕으로 준지의 새로운 매력을 세계 시장에 알리고 있다"며 "중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유럽과 북미로 사업을 넓혀 글로벌 패션 하우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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