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GE헬스케어, 심장 진단용 '라피스캔' 내년 초 비급여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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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헬스케어, 심장 진단용 '라피스캔' 내년 초 비급여 출시

등록 2026.11.05 13:12

이병현

  기자

내년 2~3월 국내 출시 목표···체중 무관 400㎍ 고정 용량 '10초' 단회 주사기존 아데노신 '6분 지속 주입' 불편·준비 부담 해소···비급여 약가 부담은 과제

김경수 GE헬스케어 한국 지사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에서 열린 '라피스캔주' 국내 허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김경수 GE헬스케어 한국 지사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에서 열린 '라피스캔주' 국내 허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GE헬스케어가 한 번의 정맥주사로 심장 검사 시간을 대폭 단축한 심장 진단용 약물부하제 '라피스캔주400마이크로그램(성분명 레가데노손, 이하 라피스캔)'을 내년 2~3월 국내에 비급여로 출시한다.

GE헬스케어 진단의약품사업부 한국지사(법인명 지이헬스케어에이에스한국지점)는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라피스캔의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출시 일정과 글로벌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지난 7월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신약 허가를 획득한 라피스캔은 운동부하 검사가 어렵거나 적절하지 않은 성인 환자의 심근관류영상검사(MPI)와 관상동맥조영술 중 단일 관상동맥 협착 병변의 분획혈류예비력(FFR) 측정에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라피스캔은 기존 표준 약제인 아데노신과 달리 환자 체중에 따른 용량 계산이나 주입 펌프를 통한 지속 투여 없이 단회 주사로 약물부하를 유도해, 검사 준비와 투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김경수 GE헬스케어 진단의약품사업부 한국지사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라피스캔주는 해외 여러 국가에서 오랜 기간 사용되며 임상적 경험과 근거가 폭넓게 축적된 약물부하제"라며 "이번 국내 도입이 의료진의 심장 진단 선택지를 넓히고 검사 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6분의 고통' 줄인 표적 기전···펌프 없이 1분 내 투여 완료


고원재 GE헬스케어 한국 지점 마케팅 총괄 이사가 5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 롯데에서 열린 '라피스캔주' 국내 허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고원재 GE헬스케어 한국 지점 마케팅 총괄 이사가 5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 롯데에서 열린 '라피스캔주' 국내 허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심근관류영상검사는 안정 상태와 부하 상태에서 심장 근육에 공급되는 혈류량을 비교해 심근허혈 여부를 평가하는 검사다. 고령이나 기저질환 등으로 트레드밀(러닝머신) 운동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약물을 투여해 인위적으로 관상동맥을 확장시키는 약물부하 방식을 적용한다. 라피스캔은 아데노신 수용체 중 관상동맥 확장에 관여하는 'A2A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투여 후 약 1분 내에 최대 충혈을 유도한다.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강점은 압도적인 투여 편의성이다. 기존에 주로 쓰이는 아데노신은 환자의 체중에 맞춰 일일이 용량을 계산한 뒤 주입 펌프를 이용해 6분간 지속 투여해야 한다. 반면 라피스캔은 성인 기준 연령이나 체중, 간·신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 없이 400마이크로그램(㎍) 고정 용량을 말초정맥으로 10초간 단회 주사한다.

주사 직후 동일한 정맥주입 경로(라인)로 생리식염수와 영상 촬영용 방사성의약품을 순차 투여할 수 있어 별도의 라인을 추가로 확보할 필요도 없다.

회사 측은 "약물 주입부터 방사성의약품 투여까지 이어지는 전체 투여 절차가 1분 이내에 완료된다"고 강조했다.

강원준 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교수가 5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 롯데에서 열린 '라피스캔주' 국내 허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강원준 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교수가 5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 롯데에서 열린 '라피스캔주' 국내 허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의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투여 방식의 변화가 환자의 고통과 의료진의 심리적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준 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기존 아데노신 부하검사의 고충을 언급하며 "약물을 지속 주입하며 환자 상태를 지켜보는 6분은 환자가 계속 괴로움을 호소하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경험하는 가장 긴 6분 중 하나"라고 토로했다. 환자가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 불편을 호소하더라도 즉각 투여를 중단해야 하는 사례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의료진이 매 순간 증상을 예의주시하며 검사 강행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강 교수는 이어 "심근관류영상검사는 혈관 협착이 실제 심장 근육의 혈액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기능적으로 평가해 관상동맥조영술 시행 여부를 결정하거나 스텐트 시술 후 재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현재 국내에서는 검사의 접근도가 다소 낮은 편이어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단 일치도 유지하며 워크플로우 개선···'비급여 약가'는 진입장벽


줄리오 싱혼 곽 홍콩침례병원 핵의학·PET 박사가 5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 롯데에서 열린 '라피스캔주' 국내 허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줄리오 싱혼 곽 홍콩침례병원 핵의학·PET 박사가 5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 롯데에서 열린 '라피스캔주' 국내 허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투여 절차를 대폭 줄였음에도 진단 정확도는 기존 약제와 동등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연자로 나선 줄리오 싱혼 곽 홍콩침례병원 핵의학과 박사는 아데노신으로 1차 검사를 받은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레가데노손(라피스캔)과 아데노신으로 재검사한 임상 3상 결과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에서 허혈 범위와 유무 등을 평가한 영상 판독 일치도는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 없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곽 박사는 고정 용량과 단일 정맥주입 경로 채택이 검사실의 업무 효율과 환자 안전을 동시에 높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용량 계산과 주입 펌프 세팅 등에 쓰이던 부수적 업무가 줄어든 덕분에 의료진이 환자에게 더 집중하고 증상과 심전도, 혈압 변화를 면밀히 살필 수 있다"며 혈관 확보가 까다로운 혈액투석 환자에게 단일 말초정맥 경로로 무사히 약물부하 검사를 마친 임상 사례를 공유했다.

또 "투여 절차가 간소해졌다고 해서 환자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홍콩침례병원에서는 약물 투여 직후 심전도와 이상 증상을 지속 관찰하고, 약 3~5분 동안 매분 심박수와 혈압을 측정해 환자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취하는 안전 프로토콜을 가동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라피스캔 도입이 실제 검사실 운영에 미칠 파급효과를 두고는 한국과 홍콩의 의료 환경 차이에 따라 시선이 엇갈렸다. 곽 박사는 홍콩의 경우 약물 준비와 투여 시간이 단축되면서 동일 시간 대비 검사 회전율과 건수를 늘릴 수 있었다고 밝힌 반면, 강 교수는 국내 병원 환경에서는 검사 건수 확대보다는 약물부하 과정의 잠재적 위험과 의료진의 준비 부담을 낮추는 질적 개선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남은 쟁점은 비급여 출시에 따른 환자의 비용 부담이다. GE헬스케어는 라피스캔을 내년 초 비급여로 우선 출시한 뒤, 향후 의료진 및 관련 학회와 논의를 거쳐 건강보험 급여 등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시점의 급여 신청 계획에 대해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공급 가격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라피스캔과 기존 아데노신 간에 10배 이상의 약가 차이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나 국내 환자가 실제로 부담하게 될 비급여 비용 수준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해외 주요국 대비 국내 도입 시기가 늦어진 배경을 두고는 "국내 공급 조건과 식약처 허가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했을 뿐 약가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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