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11.61%·롯데쇼핑 9.28% 급등하며 강세저PBR 기업 151곳 첫 공개···기업가치 개선 유도새 정보 없는 주가 급등···"수익성·재무건전성 봐야"
한국거래소가 저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151곳의 명단을 처음 공개한 가운데 현대제철과 롯데쇼핑 등 주요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이번 공표가 투자자들에게 저평가를 알리는 계기로 작용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상승이 단기적인 테마성 매수에 따른 것으로 보고 추격 매수에 앞서 개별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PBR 명단 공개 첫날 주요 종목 동반 급등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전 거래일 대비 3000원(11.61%) 오른 2만8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도 7600원(9.28%) 상승한 8만9500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지난달 22일 기준 PBR은 각각 0.19배와 0.17배다.
대한해운은 전 거래일보다 176원(9.20%) 오른 2090원에 장을 마쳤다. 케이씨도 2900원(8.08%) 상승한 3만880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모베이스가 290원(7.97%) 오른 3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마트는 전 거래일 대비 4900원(7.09%) 상승한 7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티케이케미칼은 93원(5.39%) 오른 1818원을 기록했고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도 각각 4.87%, 4.62% 상승했다. 태광산업과 롯데케미칼도 각각 3.28%, 2.49% 올랐다.
반면 저PBR 명단에 포함됐지만 주가가 하락한 종목도 있었다. 농심홀딩스는 전 거래일보다 0.23% 내린 8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롯데하이마트도 0.36% 하락한 5550원을 기록했다.
거래소는 이날 코스피 96곳과 코스닥 55곳 등 총 151개 상장사를 저PBR 기업으로 선정해 공개했다. 장기간 업종 내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의 명단을 공개해 자발적인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공표 대상에는 현대제철과 롯데쇼핑을 비롯해 이마트, 롯데케미칼, 한화생명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가 포함됐다.
거래소는 업종별 PBR이 최근 6개 반기 연속 또는 7개 반기 중 6개 반기 동안 유가증권시장 하위 25%, 코스닥시장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을 선정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의 PBR은 0.15배, 롯데케미칼과 한화생명은 각각 0.18배와 0.27배로 집계됐다.
공표 명단은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의 밸류업 페이지에 내년 5월 3일까지 게시된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도 저PBR 여부가 표시된다. 거래소는 내년부터 공표 기업에 저평가 원인 분석과 개선계획 수립을 위한 일대일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일시적 투심 개선···향후 실적 개선여부가 관건
저PBR 기업들의 주가 급등에도 전문가들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주가 상승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나타난 단기적인 테마성 매수로 평가했다. 기업의 수익성과 사업 전망에 뚜렷한 변화가 없는 만큼 추가적인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개별 기업의 경쟁력 개선 여부가 향후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몰리고 있지만 아직은 테마성 상승으로 보인다"며 "기업의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만큼 추가 정책이 나오는지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어준경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거래소의 명단 공개에 따른 주가 반응을 공시 효과와 주의 편향(Attention Bias)으로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공식 발표를 저평가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특정 종목에 관심이 집중됐다는 판단이다. 특히 시가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언론 노출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아 주가 상승폭이 컸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어 교수는 "시장에서 이번 공표를 저평가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라며 "새로운 정보가 전혀 없는데도 주가가 오르는 기현상으로 공표 자체의 신호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저PBR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자산가치 재평가와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실제 기업가치 회복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과 효율적인 자본 배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낮은 PBR의 원인을 면밀히 살펴보고 개별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 교수는 "낮은 PBR은 부진한 수익성이나 부실자산을 반영한 결과일 수도 있다"라며 "거래소 공표를 우량기업 인증으로 받아들여 추격 매수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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