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29억 규모 AI 통번역 화상상담 시스템 구축 추진카카오뱅크, AI 번역 앞세워 외국인 모바일 금융시장 공략
국내 은행권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외국인 고객 확보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AI 번역을 활용해 외국인 고객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문턱을 낮춘 데 이어 KB국민은행도 실시간 AI 통번역을 접목한 화상상담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9억원 규모 '화상·영상 시스템 통합 및 외국인 고객 확대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기존 화상·영상 상담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고 AI 실시간 통번역 기능을 새롭게 도입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인도네시아어·베트남어 등 5개 외국어를 지원하는 AI 통번역 솔루션을 구축한다. 다국어 음성인식(STT) 기술을 활용해 외국인 고객과 은행 직원 간 화상상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언어 장벽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비대면 실명확인을 위한 영상통화와 스마트텔러머신(STM) 영상통화 시스템도 통합한다. KB스타뱅킹과 인터넷뱅킹 등 고객용 화면을 개발하고, 화상상담 과정에서 필요한 전자서식과 외국인등록증·국내거소신고증 등의 신분증 인식 기능도 연계할 계획이다.
단순히 외국어 번역 기능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담과 본인확인 등 기존 비대면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외국인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분산된 상담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카카오뱅크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은행권의 외국인 고객 확보 경쟁이 AI를 활용한 디지털 경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단순히 외국어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외국인 고객이 금융상품을 얼마나 쉽게 이해하고, 상담부터 실제 거래까지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AI 번역 기술을 활용해 기존 모바일 앱에서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영어·중국어·베트남어 등 3개 외국어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실시간 영어 상담톡과 AI 상담챗봇도 도입해 금융상품과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 장벽을 낮췄다.
별도의 외국인 전용 앱을 구축하는 대신 기존 앱에 AI 번역 기능을 적용해 외국인 고객도 내국인과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뱅크가 AI 번역을 통해 모바일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KB국민은행은 은행 직원과 고객 간 실시간 화상상담에 AI 통번역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차이는 두 은행의 영업모델과 맞닿아 있다. 인터넷은행은 모바일 앱을 통한 고객의 직접 거래에, 시중은행은 기존 상담 인프라를 활용한 비대면 상담 역량 강화에 각각 무게를 두는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앱이 핵심 영업 채널인 만큼 외국인 고객의 앱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곧 고객 기반 확대와 연결된다. 반면,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의 상담 역량을 디지털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국 외국인 금융시장의 경쟁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언어를 지원하느냐를 넘어, 외국인 고객이 실제 금융거래 과정에서 겪는 불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소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외국인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와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하려는 수요가 맞물려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체류외국인은 293만1688명으로 2021년 말 약 196만명에서 5년이 채 안돼 90만명 넘게 늘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전체 80%에 육박하는 장기 체류 외국인이 은행권에서 주목하는 잠재적인 금융 소비자층이다.
다만 외국인 고객을 실제 주거래 고객으로 확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AI를 활용해 언어장벽을 낮추려는 시도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AI 번역의 정확성은 공통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AI 번역을 베타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오번역 가능성을 안내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역시 향후 금융상담에 실시간 AI 통번역을 활용하게 될 경우 금융상품 설명의 정확성과 고객 의사 확인 등이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이 늘면서 은행들도 이들을 단순한 송금·환전 고객이 아닌 새로운 리테일 고객층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외국인 고객의 금융 이용 장벽을 더 효과적으로 낮추고 지속적인 거래 관계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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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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