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전자산의 배신···국제금값 18년 만에 최악의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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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의 배신···국제금값 18년 만에 최악의 10월

등록 2026.11.02 11:02

수정 2026.11.02 13:10

이윤구

  기자

4000달러선 붕괴...10월 한 달간 낙폭 6.8%기술주 급락에 금·은 등 귀금속 매도세 확산

사진=유토이미지사진=유토이미지

국제 금값이 미국 기술주 급락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 전망이 맞물리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30일 온스당 3,875.55달러에 마감해 40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다. 전 거래일보다 3.6% 하락한 것으로, 10월 한 달간 낙폭은 6.8%에 달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10월 성적이다.

1일(현지시간) 디지털자산 전문매체 비인크립토는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금값 하락에는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증시 급락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에도 실제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 매도세가 확대됐고,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금 등 다른 자산까지 처분하면서 금값에도 하락 압력이 가해졌다.

특히 주식시장의 급락이 금을 비롯한 귀금속 시장의 강제 매도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렘 소니 시장 분석가는 지난달 30일 금값 하락을 마진콜에 따른 현상으로 진단했다. 기술주를 신용으로 매수한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으로 증거금 부족 상황에 놓이자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 등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높은 자산까지 매도했다는 설명이다. 로이터통신도 기술주 급락이 귀금속의 강제 매도와 증거금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를 촉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술적 매도세도 금값 하락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상품 전략 책임자는 "차트 분석에 따른 매도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 가격이 온스당 3970달러 부근의 저항선을 돌파한 뒤 다시 하락해 2025년 10월 저점인 3886달러 아래에서 마감하면서 기술적 매도 신호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한센은 "헤지펀드들이 9주 연속 금 매수 포지션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자들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7월 이후 금 ETF에 약 150톤의 금을 추가했지만, 삭소뱅크에 따르면 현재 상당수 투자자의 보유 물량이 매입 가격을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매수 포지션을 추가로 정리할 경우 금값 하락세가 더욱 심화하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금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브렌트유 가격이 약 10% 상승한 반면 금값은 4% 하락했다는 로빈 브룩스 전 골드만삭스 외환 분석가의 분석도 나왔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동시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키우면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뿐 아니라 다른 귀금속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은 가격은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6.5% 떨어져 온스당 49달러까지 밀리면서 약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50달러 선을 밑돌았다. 백금과 팔라듐도 각각 4.2%, 3% 하락하는 등 귀금속 시장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로니 스토퍼레 자산운용사 인크레멘텀 분석가는 "기존 투자자들의 은 가격 상승 베팅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은 선물의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은 2025년 7월 4만2756건에서 3321건으로 감소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금값 하락이 장기 상승 추세의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라샤드 하지예프 분석가는 "2026년의 금값 조정이 2027~2028년 온스당 1만달러까지 상승하기 전 나타나는 일시적인 숨 고르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금값 하락으로 투기적 매수세가 약화하고 기술적 매도 압력이 이어질 경우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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