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모건스탠리 "한국 수출 보면 美 AI 투자 보인다"···반도체가 바꾼 공식

경제 경제일반

모건스탠리 "한국 수출 보면 美 AI 투자 보인다"···반도체가 바꾼 공식

등록 2026.10.30 15:18

김선민

  기자

반도체 중심 수출 구조 변화AI 인프라 투자 흐름과의 밀접한 연관성

한국 대미 수출, AI 시대의 선행지표로 자리매김. 그래픽=모건스탠리한국 대미 수출, AI 시대의 선행지표로 자리매김. 그래픽=모건스탠리


한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와 설비투자 흐름을 가늠하는 주요 선행지표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품목 구성이 달라지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 기술기업들의 설비투자와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금융 여건이 악화해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위축될 경우 국내 반도체 수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캐슬린 오 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이제 미국의 기술 설비투자와 구조적으로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한국의 수출 흐름을 미국의 상품 수요와 경제활동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언급한 점에도 주목했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한국의 대미 수출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자동차 중심이었던 수출 품목에서 반도체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36%에서 13%로 낮아졌다. 반면 반도체 비중은 2025년 이전 10%에서 올해 28%로 높아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메모리 등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의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신규 주문 사이의 상관관계도 높아졌다. 최근 12개월 기준 상관계수는 0.85로, 과거 15년 평균인 0.68을 웃돌았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설비투자 관련 지표보다 1~2개월가량 앞서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수출 흐름을 통해 미국 기업들의 향후 설비투자 움직임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9월 한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6% 증가했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190%에 달했다. 오 연구원은 이러한 증가세가 향후 미국 설비투자 지표 개선을 시사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 호조는 대미 무역수지에도 반영됐다. 올해 3분기까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846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 상대국으로 올라섰으며, 모건스탠리는 연간 흑자 규모가 1000억달러에 육박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만 이 같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려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서버 확충이 지속돼야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AI 투자 역시 금리 변화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금융 여건이 긴축적으로 바뀌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한국의 기술 제품 수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향후 3년간의 메모리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힌 점은 중장기 수요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의 대미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미국 AI 산업의 투자 흐름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과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국내 반도체 수출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수출 확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특정 국가와 산업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미국의 경기 둔화나 투자 위축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수출과 제조업 경기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커질 수 있어 수출 시장 다변화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