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예측오차 20.8%···매출액보다 높아수정된 전망치 대부분 실제 실적에 더 근접일률적 인센티브보다 자발적 공시 유도 필요
국내 상장기업들의 실적 전망공시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투자자들의 정보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미래 실적 정보가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실제 전망공시에 참여하는 기업은 소수에 그쳐서다. 이에 기업들의 자발적인 공시를 유도할 수 있도록 면책 기준을 구체화하고 전망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회의실에서 '전망공시의 현황과 특성 및 정보가치'를 주제로 이슈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이하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상장기업의 전망공시 5796건을 분석한 결과와 제도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인사말에서 "기업의 미래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담은 전망공시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전망공시가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가에도 반영되는 만큼 자발적인 공시 활성화와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공시 기업 1% 그쳐···실적 전망 정확성도 차이
국내 상장기업의 전망공시 활용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망공시를 제공한 기업의 비율은 유가증권시장 약 7%, 코스닥시장 약 1%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은 2008년 약 2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2006년 약 20%에서 1%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전망공시 건수도 유가증권시장 78건, 코스닥시장 50건에 불과했다.
이하윤 연구위원은 "2000년대 중반에는 두 시장 모두 상장기업의 약 5분의 1이 전망공시를 활용했지만 이후 장기적으로 감소했다"며 "이는 특정 시점에 집중된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전망공시의 내용도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공시 가운데 매출액 전망을 포함한 비율은 약 94%, 영업이익은 69.1%였다. 특히 전체 전망치의 98%가 하나의 수치를 제시하는 점추정 방식으로 작성됐으며 일정한 범위를 제시하는 구간추정 방식은 2%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제시한 전망치와 실제 실적 사이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예측오차의 중앙값은 매출액 8.8%, 영업이익 20.8%로 영업이익에서 오차가 더 컸다. 실제 실적보다 전망치를 높게 제시하는 낙관적 편향도 영업이익에서 더욱 뚜렷했다.
이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미래의 불확실한 실적을 전망하면서 특정한 하나의 숫자만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경영진이 예상하는 실적의 범위와 불확실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한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망치 상회하면 주가 상승···정정공시에도 차별적 반응
전망공시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시장의 정보 반영 기능은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발표한 실적 전망치가 기존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웃돌거나 하회하는지에 따라 주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의 기대보다 높은 전망이 발표되면 긍정적인 주가 반응이 나타나고 낮은 전망이 발표되면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며 "전망공시가 기존 시장의 기대와 다른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자료에 따르면 전망공시의 정확성이 높을수록 실제 실적 발표 시점의 주가 변동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예측오차가 20% 이내인 기업의 실적 발표일 주변 절대 누적초과수익률은 3.239%로, 오차가 20%를 초과한 기업의 3.609%보다 낮았다.
전망치를 수정하는 정정공시 역시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확인됐다. 최초 전망공시 5044건 가운데 752건에서 정정공시가 발생했으며 정정된 전망치는 대부분 실제 실적에 가까운 방향으로 수정됐다.
특히 영업이익 전망을 상향 정정한 경우 정정공시 당일부터 다음 거래일까지 누적초과수익률은 1.887%였지만 하향 정정한 경우에는 -2.147%로 나타났다. 두 집단의 차이는 4.033%포인트였다. 이 연구위원은 "정정공시는 단순히 기존 전망을 수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새롭게 확보한 정보를 시장에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면책 기준 구체화 필요···"일률적인 공시 의무화는 신중해야"
전망공시의 정보가치가 확인된 만큼 기업들의 자발적인 공시를 유도할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 제도에서도 기업이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예측정보를 성실하게 작성하고 관련 요건을 충족하면 일정한 면책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근거가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되는지 사전에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 연구위원은 "전망공시 약 5800건을 살펴보면서 상당수 기업이 전망의 근거를 단순히 내부 사업계획에 기초했다는 식의 형식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어떤 근거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기업 입장에서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에는 면책 기준의 적용 사례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동시에 기업 역시 전망의 주요 가정과 산출 근거를 충실하게 공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전망공시 이후 실적이 크게 달라질 경우 불성실공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전망공시 내용 자체를 이유로 불성실공시 제재를 받은 사례는 조사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며 "다만 기업들이 향후 정정공시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과 제재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공시를 꺼릴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이러한 요인이 실제 전망공시 감소로 이어졌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망공시의 질적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구간 전망 확대'가 제시됐다. 다만 모든 기업에 전망공시를 의무화하거나 일률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연구위원은 "전망공시는 기업의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자발적인 공시"라며 "모든 기업에 일괄적으로 혜택을 주는 방식의 정책적인 접근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공개하기보다 동일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실제 실적과 차이가 발생하면 그 이유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공시 관행도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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