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4078억 흑자 전환···ESS·BBU 판매 확대SK온 805억 영업손실···ESS 9GWh 공급계약 반등 모색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실적을 가르는 핵심 사업으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ESS 수요가 늘면서 삼성SDI는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과 전사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반면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판매 감소로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ESS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삼성SDI가 판매 확대 효과를 실적에 반영한 반면 SK온은 수주를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4조6856억원, 영업이익 40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591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0.9% 늘었고 영업이익은 2038억원에서 약 두 배 증가했다.
실적 반등을 이끈 것은 배터리 사업이다. 배터리 부문 매출은 4조4099억원, 영업이익은 361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따른 ESS와 배터리백업유닛(BBU) 판매 증가가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전동공구와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판매 확대도 힘을 보탰다.
ESS는 전기차 수요 둔화를 보완하는 사업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60GWh 이상의 ESS 배터리 수주를 확보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시너지셀즈 공장을 ESS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현지 생산라인 전환과 단계적 증설을 통해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고용량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도 시작했다. 수주 확대에 그치지 않고 현지 생산능력과 제품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려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SK온은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분기 매출은 1조5263억원, 영업손실은 805억원이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48.2%, 전년 동기보다 23.0% 감소했다. 전 분기 821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전기차 배터리 판매 감소에 전 분기 실적에 반영됐던 일회성 이익 소멸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다시 뒷걸음질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손실 규모는 줄었다. SK온의 3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 1248억원에서 805억원으로 443억원 감소했다. 회사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본원적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고정비 효율화와 자산 활용도 제고가 손익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출 감소와 분기 적자 전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부진을 상쇄할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SK온이 돌파구로 삼은 사업 역시 ESS다. 미국 에너지 기업 네오볼타와 2027년부터 5년간 총 9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서산공장과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해 신규 투자 부담을 줄이고 가동률을 높일 계획이다. 새로운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구축하기보다 기존 라인을 활용해 ESS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낮아진 설비 활용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수주 실적에서도 양사의 사업 확장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까지 ESS 배터리 60GWh 이상을 수주했고, SK온은 2027년부터 5년간 9GWh를 공급하는 계약을 확보했다. 삼성SDI의 누적 수주와 SK온의 장기 공급계약은 집계 기준이 다르지만, 두 회사가 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제 경쟁의 초점은 수주 확보에서 실제 납품과 매출 창출로 옮겨가고 있다. 계약 물량을 제때 공급하고 생산 수율과 원가를 관리해야 ESS가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져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회복 속도도 실적 격차를 좌우할 변수다. 삼성SDI는 4분기 유럽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미국 시장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ESS용 LFP 배터리 생산과 장기 공급계약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기차용 배터리 제품군도 다변화한다. 하이니켈·LFP·미드니켈 배터리를 앞세워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신규 수주를 확보할 계획이다.
SK온은 4분기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동향과 일부 시장의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배터리 공급 물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기존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추가 수주를 확보해 공장 가동률과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전기차 판매 회복에만 기대기보다 ESS 물량을 늘려 생산설비 활용도를 높이고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것이 실적 반등의 핵심 과제다.
결국 양사의 실적을 가르는 것은 ESS 시장의 성장 자체가 아니라 이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삼성SDI는 ESS·BBU 판매 증가를 바탕으로 배터리 부문 흑자 전환과 전사 영업이익 확대를 이뤘다. SK온은 전년 동기보다 영업손실을 줄였지만 매출 감소와 적자 전환을 극복해야 한다. ESS 수주를 실제 공급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 판매를 회복하고 생산라인 가동률을 높여야 수익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삼성SDI가 ESS를 앞세워 흑자 기반을 넓히는 동안 SK온은 ESS를 통해 적자 구조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실적 회복 속도는 ESS 수주가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되는 시점,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회복 정도, 생산설비의 고정비 부담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ESS가 양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만큼, 이를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정착시키는 실행력이 향후 실적 격차를 결정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junhuk210@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