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꺾인 법제화에 5대 거래소 주춤···제도권 진입 산통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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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인 법제화에 5대 거래소 주춤···제도권 진입 산통 지속

등록 2026.10.29 15:07

한종욱

  기자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주식교환 지연한투 손잡은 코인원은 금가 연계 직면빗썸·고팍스는 가상자산 사업자 갱신 대기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제도화를 기대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던 국내 5대 원화거래소가 곳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기업결합 지연부터 금융 연계 논란, 사업자 갱신 심사 장기화까지 겹치며 제도권 진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산업의 제도적 틀을 마련할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는 하반기에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법인투자 개방과 금융 연계 서비스의 허용 범위도 명확해지지 않으면서 거래소들의 신사업 추진에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기본법 논의 지지부진···두나무 기업결합도 내년으로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일정이 세 차례 미뤄졌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주식교환을 결의하고 올해 6월 30일 거래를 마칠 예정이었지만, 현재 거래 종결 예정일은 내년 3월 31일로 밀렸다.

그 사이 실적은 둔화했다. 두나무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080억원, 영업이익은 1115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각각 7558억원, 3202억원보다 줄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매출의 96% 이상이 업비트 원화마켓 거래 수수료이기에 디지털자산 시장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 사업 구조의 한계가 재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장외 주가에도 결합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기준 장외시장에서 두나무 주가는 23만90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43만9252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권과의 협업 기반은 구체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5월 두나무 지분 6.55%를 확보했고, 한화투자증권은 추가 투자로 누적 지분율을 9.84%로 높였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도 총 4% 지분 인수를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합병은 지연됐지만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의 발행 및 유통을 위한 파트너십은 구체화됐다"고 진단했다.

금융과 손잡아도 규제 문턱···금가분리 해소 안됐나


두나무 외에도 원화마켓 거래소들은 금융권과 연달아 손을 맞잡으며 기존 수수로 사업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신사업의 실행 시점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의 지분투자로 금융·글로벌 협업 기반을 확보했지만, 실제 서비스를 연결하는 과정에서는 규제 논란과 맞닥뜨렸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인원 앱과 한국투자증권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연계를 문제 삼았다.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하는 이른바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사업자 지분 확보를 인수했으면 그에 맞게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금가분리 원칙에 대해서도 아직 당정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실제로 지분을 주고받은 사업자들로서는 난처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그룹의 품으로 들어간 디지털엑스는 사명 변경과 사옥 이전에 이어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 수수료 경쟁을 넘어 차별화된 서비스와 사업 간 시너지를 확보해야 반등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빗썸·고팍스 갱신 대기···"법제화 예상보다 느려"


빗썸과 고팍스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세 거래소가 갱신을 마친 가운데 두 거래소의 대기 상태가 길어지면서 경영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제재 리스크와 고팍스의 고파이 문제가 갱신 지연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개별 거래소의 현안과 별개로 산업 전반의 제도 정비도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금융위원회가 국회 서면질의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제출·처리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고, 거래소 지분 규제와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 등 주요 쟁점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와 같이 청와대나 여당 지도부가 움직인다면 기본법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며 "당국이 행동을 서둘러 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움직임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과세 문제를 놓고 설득하기에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법제화 속도가 매우 느려 보인다"며 "올해 초만 해도 증권업계에서는 당장 기본법이 시행될 것으로 봤다. 증권업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사업 활로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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