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칸 인수에 5800억원···日 증권사도 추진현지 고객·영업망 확보로 해외 수익원 확대평가이익 의존 속 자금 부담·위험관리 과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인도에 이어 일본과 중국에서도 금융회사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해 고객과 영업망을 확보하고 국내 증권시장에 집중된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해외법인 이익의 상당 부분이 투자자산 평가이익에서 발생한 만큼 잇단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을 관리하고 현지 영업수익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日 증권사 인수 이사회 29일 개최···中 금융사도 연내 추진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특별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증권사 인수 관련 이사회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에서 추진 중인 금융회사 인수도 연내 마무리할 가능성을 언급한 박 회장은 미국과 중국 등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래에셋그룹은 2011년 캐나다 호라이즌스와 2018년 미국 글로벌X를 인수하며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2022년에는 호주 ETF 시큐리티즈를 사들였고 미래에셋증권도 2023년 영국 ETF 시장조성 전문회사 GHCO 인수를 완료했다. 자산운용과 ETF 사업에서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규모를 키운 경험을 증권업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4년 11월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으로부터 인도 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약 5839억원으로 당시 쉐어칸이 보유한 고객 310만명과 지점 120여개, 4400명 이상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확보했다. 기존 인도법인이 온라인 위탁매매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온 만큼 쉐어칸의 오프라인 영업망을 활용해 자산관리와 금융상품 판매를 강화하고 5년 내 현지 5위권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박 회장은 일본에서 개인투자자의 금융시장 참여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은 2024년 신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확대 개편하면서 개인의 금융투자상품 투자 여건을 개선했다. 다만 노무라증권과 다이와증권 등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온라인 증권사들도 경쟁하고 있어 신규 진출 기업이 고객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면 현지 영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금융회사 인수는 현지 시장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지점이나 법인 설립과 차이가 있다. 지점이나 법인을 새로 설립하면 초기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본사의 관리도 수월하지만 현지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을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반면 기존 금융회사를 인수할 경우 이미 확보된 고객과 영업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사업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법인 이익 6091억원···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5002억원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6091억원으로 전 분기 2432억원보다 약 150% 증가했다. 전체 연결 세전이익에서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4%에 달했다. 지역별 이익 비중은 미국 37%, 홍콩 35%, 런던 18%, 인도 5% 순으로 미국과 홍콩에 집중됐다. 특히 해외법인 이익 중 5002억원이 스페이스X 투자자산 평가이익에서 발생한 만큼 향후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등 현지 영업을 통한 수익 확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잇단 해외 M&A에 따른 자금 부담과 투자금 회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쉐어칸 인수에만 58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가운데 일본과 중국에서도 추가 인수가 성사되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수 이후 현지 영업망 유지와 사업 확대에 드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수익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에 따라 투자 성과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지 증권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해외 금융회사 인수가 늘어날수록 현지 경영관리와 위험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대형 금융그룹들은 인수 회사의 기존 브랜드와 경영진을 유지해 고객과 핵심 인력의 이탈을 줄였지만 일부 신흥국 투자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이후 본사의 경영 통제를 강화하고 해외 핵심 인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인사체계를 도입했다.
미래에셋 역시 일본 현지 경영진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인수에 따른 자본 부담도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해외 금융회사 인수에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지 대형 금융회사 인수는 단기간 내에 시장지배력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다만 자본부담을 완화하고 자금조달 제약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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