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건희가 심은 초격차 DNA···이재용, AI 시대 꽃 피다

산업 재계 이건희 6주기 ③

이건희가 심은 초격차 DNA···이재용, AI 시대 꽃 피다

등록 2026.10.23 16:00

고지혜

  기자

분기 영업이익 107조원···메모리 호황이 끌어올린 실적HBM·파운드리 경쟁력 재정비···AI 반도체 주도권 확보에 총력로봇·냉각·전장·바이오로 사업 확장···미래 성장동력 성과 입증 과제

편집자주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별세한 지 6년이 됐다. 그가 남긴 유산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기술력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삼은 경영 원칙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재를 키우고 조직을 바꾸는 데 쏟은 노력,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사회와 나눈 선택도 그의 경영을 설명하는 한 축이다.
삼성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지금 이건희 시대의 성과는 과거의 기록인 동시에 현재를 비추는 기준이 된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6주기를 맞아 반도체 초격차의 형성 과정과 신경영의 유산, 이재용 회장 체제의 과제, KH 컬렉션의 사회적 가치를 네 편에 걸쳐 짚어본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을 맞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는 실적 개선을 넘어 차세대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선제 투자로 반도체 사업을 키웠다면 이 회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경쟁력을 실제 수주와 수익으로 연결해야 한다. 기존 사업의 성과를 지키면서 로봇·바이오 등 미래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일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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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은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호황을 맞고 있으나 이재용 회장은 차세대 시장 주도권 확보가 과제

HBM과 파운드리 경쟁력을 수주와 수익으로 연결해야 함

로봇·바이오 등 미래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일도 맡고 있음

숫자 읽기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 기록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실적 견인

주목해야 할 것

HBM4 양산 출하 및 HBM4E 샘플 공급 시작

고객사 요구에 맞춘 제품 공급과 기술 경쟁력 중요

파운드리 사업에서 수율과 양산 안정성 확보 필요

향후 전망

반도체 외 성장사업 확대 중

로봇 사업 강화 및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 진출

바이오 분야 장기 성장 목표로 육성

맥락 읽기

이 회장은 해외 사업 현장 직접 챙기며 경영 유산 이어가고 있음

시장 중심이 AI 반도체로 이동하며 고객 맞춤형 기술과 공급 신뢰 중요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인공지능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실적을 밀어 올렸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의 성장만으로 삼성의 경쟁력이 모두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AI 시장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HBM의 공급 주도권을 확보하고 파운드리 사업의 고객 기반을 확대해야 실적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시험대는 HBM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고 5월에는 차세대 제품인 HBM4E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 HBM4에는 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결합했다. 차세대 제품 개발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HBM은 범용 메모리와 달리 고객사의 AI 가속기 설계와 성능 목표에 맞춰 개발해야 한다. 제품 개발 초기부터 고객사와 협력하고, 품질 검증과 양산 일정을 맞춰야 한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으로 공급 지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제품 경쟁력을 실제 공급 확대로 연결해야 한다.

파운드리 사업도 과제로 남아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보유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반도체를 폭넓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강점이 사업 성과로 이어지려면 수율과 양산 안정성을 높이고 대형 고객사의 수주를 늘려야 한다.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일은 기술개발뿐 아니라 생산 신뢰와 고객 기반을 함께 확보해야 하는 과제다.

이 회장은 반도체 외의 성장사업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로봇 사업을 강화했고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냉각 등 고부가 공조 시장에 진출했다. 자회사 하만을 중심으로 전장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 역시 장기적인 성장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

다만 인수와 투자가 곧바로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를 뜻하지는 않는다. 인수한 기업의 기술과 기존 사업을 연결하고, 시장 수요를 매출과 이익으로 바꿔야 한다. 반도체에서 확보한 기술과 생산 역량을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지 신사업이 그룹의 실적을 뒷받침할 규모로 성장할 수 있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 회장은 해외 사업 현장도 직접 챙기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아 사업을 점검하고 현지 경영진과 신규 사업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대만 반도체 설계기업 미디어텍 경영진과 만나 파운드리 협력 확대도 모색했다. 반도체 고객 확보와 기존 인프라 사업의 신규 수요 발굴을 직접 챙기는 행보다.

이 선대회장이 남긴 경영 유산을 이어가는 일은 과거의 전략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과 다르다. 시장의 중심이 범용 메모리에서 AI 반도체로 이동했고, 경쟁력의 기준도 생산능력에서 고객 맞춤형 기술과 공급 신뢰로 넓어졌다.

이 회장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 사업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으면서 차세대 기술과 신사업을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만드는 일이다. HBM과 파운드리에서의 성과, 신사업의 수익화가 삼성의 다음 성장 경로를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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