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00% 만장일치 동결···대외 불확실성 점검성장·내년 물가 상방 위험···"추가 데이터 확인 뒤 판단"시장 최종금리 전망엔 "반드시 따라갈 필요는 없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하면서 추가 인상 기조는 유지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향후 입수되는 데이터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 총재는 시장이 예상하는 최종금리 수준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물가는 내후년 정도 목표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 따르면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0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원 7명 모두 동결에 찬성했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뒤 첫 동결이다.
수출·투자 호조 속 중동·미국 정책 변수 주시
동결 배경에는 중동사태와 주요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자리했다. 신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중동사태,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운영,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정책 변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 및 AI 투자 지속 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는 만큼 그 전개 양상과 국내에 미칠 영향도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판단이 약해진 것은 아니다. 신 총재는 "성장·물가의 상방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되는 데이터를 통해 좀 더 확인해도 늦지 않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선제 인상의 영향이 금융시장을 통해 파급되고 있는 만큼 성장·물가·금융안정에 미치는 효과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8월 전망치인 각각 3.3%, 2.9%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소득 여건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도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물가 부담도 남아 있다. 9월 소비자물가와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2.9%, 2.8%였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각각 2.3%, 2.5%를 웃돌 것으로 봤다.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에 따른 금융불균형 위험도 계속 경계했다. 신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 안정·가계 구매력 개선···선제 대응 효과 설명
질의응답에서는 이번 동결과 향후 긴축 경로의 관계에 질문이 집중됐다. 신 총재는 이번 동결을 "호미질의 결실"이라고 표현했다. 7·8월 선제 인상으로 시장 상황에 쫓기지 않고 국내 경제 여건에 맞게 정책을 펼 운신의 폭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선제 대응의 효과에 대해서는 "환율 안정을 통해 수입물가를 제어하고 특히 가계 부문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었고 금융안정에도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긴축 기조와 관련해서는 "성장세나 물가 오름세가 오히려 8월보다도 더 강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예상하는 최종금리 수준을 높여야 하느냐는 질문에 신 총재는 "채권시장에서 추정되는 금리를 참고하고 있다"면서도 "반드시 우리가 거기에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판단을 가다듬겠다는 입장이다.
환율에 대해서는 "예측 가능성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화 가치가 예년 평균보다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반드시 장기 평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원화 가치 상승은 수입물가 부담을 낮추고 가계 구매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역외 원화결제 인프라에 대해서는 "원화의 위상과 신뢰를 높이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신 총재는 시범운영 성과와 관련해 "효과를 충분히 보기에는 아직도 이른 시기"라며 "결제망이 실제 가동되고 외국계 은행의 연결이 확대되면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핵심적인 금융 인프라, 특히 통화 제도의 인프라를 구축해서 신뢰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최근 주가 하락의 영향을 설명하면서는 "반도체 주가보다는 반도체 가격 자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이 견조한 만큼 수출과 성장에 대한 판단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주가 조정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인정했다. 소비 심리와 지출뿐 아니라 주식 거래량 감소에 따른 금융서비스 소비 변화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출·투자를 통한 소득 여건 개선을 근거로 "큰 흐름으로 봐서는 소비가 상당히 견조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엇박자 논란에는 지출의 성격과 효과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 총재는 "투자를 통해서 미래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면 투자를 위한 재정은 엇박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늘려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는 주의를 당부했다. 신 총재는 "일시적인 재원으로 지속적인 지출이 생긴다면 지속 가능성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출을 설계할 때 향후 되돌릴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물가 목표에 접근하는 시계에 대해서는 성장과 다른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총재는 내년에도 물가가 목표인 2%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후년 정도에는 목표 수준까지 가까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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