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가 반드시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앞서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서 발생한 매출과 비용, 정산금의 산출 근거를 확인하고 계약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합니다."
한 창작자가 플랫폼의 유통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강조한 말이다. 수수료율의 높고 낮음을 따지기 전에 실제 정산이 어떤 기준으로 이뤄지는지부터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주요 웹툰·웹소설 플랫폼의 유통 수수료율은 30~50% 수준으로 파악된다. 일부 해외 웹툰 유통에서는 최대 90%에 달하기도 했다. 플랫폼이 작품 유통을 위해 시스템을 운영하고 마케팅과 해외 현지화 등에 비용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수수료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수수료율이 높다고 해서 곧바로 부당한 계약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만 수수료가 어떤 근거로 책정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해외 유통에서는 번역과 현지화, 마케팅 등 여러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비용이 수익 배분율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실제 매출에서 어떤 항목이 공제되는지 창작자가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계약서에 명시된 수익 배분율만으로 최종 수령액을 알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결제 수수료나 할인 프로모션 비용 등이 정산에 반영되고 콘텐츠 공급업체(CP사)를 거치는 경우 추가적인 수익 배분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매출과 공제 항목, 최종 지급액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작가는 정산 결과를 검증하기 어렵다.
더욱이 플랫폼과 개별 창작자의 협상력에는 차이가 있다. 작가가 계약 조건을 자유롭게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산 내역까지 충분히 확인할 수 없다면 계약의 공정성을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정보의 격차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모든 플랫폼의 정산 체계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계약 방식과 작품, 유통 지역에 따라 비용 구조가 다르고 정산 정보의 제공 수준에도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률적인 수수료 인하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각 계약에 적용되는 정산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당사자가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유통 서비스에는 정당한 대가가 지급돼야 한다. 동시에 창작자에게는 자신의 작품이 거둔 매출과 그에 따른 수익 배분을 확인할 권리가 있다. 창작자와 플랫폼 간 신뢰는 K웹툰·웹소설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이기도 하다.
결국 수수료율이 적정한지를 판단하려면 그 수수료가 어떤 매출을 기준으로 산정되고 어떤 비용을 반영한 결과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투명성이 확보돼야 비로소 수수료율의 적정성을 논의할 수 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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