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석유 최고가격 4주 추가 동결···정유업계 수출제한 완화 요구엔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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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석유 최고가격 4주 추가 동결···정유업계 수출제한 완화 요구엔 신중

등록 2026.10.16 20:32

이병현

  기자

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등유 1380원 유지···국제유가 100달러대에도 물가 안정 우선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세에도 서민 물가 부담을 고려해 석유 최고가격을 4주 더 동결한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내 에너지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둔 것이다.

16일 산업통상부는 오는 17일 0시부터 4주간 적용되는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10차 가격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격 상한은 리터(L)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이는 지난 7차부터 10차까지 적용된 가격과 같다.

정부는 지난 6월 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당시 7차 최고가격을 L당 150원씩 인하한 이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석유 최고가격은 네 차례 연속 동결됐다.

이번 동결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시설을 공격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졌다.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9달러, 두바이유는 107.0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8.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휘발유가 배럴당 133달러, 경유가 170달러에 달했다.

정부가 가격 동결을 결정한 것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둔화됐지만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4.8% 상승했다. 전체 물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상황에서도 에너지 부문의 물가 압력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정부의 가격 통제가 유류 소비를 늘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 9월 주유소 휘발유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했다.

산업부는 이 같은 소비 증가가 최고가격제에 따른 구조적 변화보다는 추석 연휴와 고속도로 주유소 특별할인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9월 휘발유 소비 증가분 약 3만6000kL 가운데 약 2만9000kL가 추석 연휴가 포함된 넷째 주에 집중됐다.

10월 첫째 주와 둘째 주 판매량은 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3월 둘째 주부터 10월 둘째 주까지 누적 휘발유와 경유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7.6% 줄었다.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제한 완화 요구도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현재 정부는 국내 석유 수급 안정을 위해 석유제품 수출량이 전년 동월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국제 경유가격이 급등했지만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 어려워 정유업계의 수익 창출 기회가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제 경유가격이 배럴당 170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수출 물량 제한은 정유사의 해외 판매 확대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공급 안정성을 우선 확보하면서 수출 물량 관리 방식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업계와 소통하며 수출 물량 관리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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