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삼성바이오 노조 2차 파업 차질···법원, 쟁의 제한 공정 9개로 확대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삼성바이오 노조 2차 파업 차질···법원, 쟁의 제한 공정 9개로 확대

등록 2026.10.16 21:39

이병현

  기자

사진=강민석 기자사진=강민석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법원이 주요 생산공정에 대한 쟁의행위 제한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예정된 2차 전면 파업 일정을 재검토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 제1민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사측이 신청한 9개 생산공정 모두에 대한 쟁의행위를 제한했다.

지난 4월 1심 재판부는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후반부 3개 공정에 대해서만 쟁의행위를 금지했다. 그러나 항고심에서는 제한 대상이 9개 공정으로 확대됐다.

쟁의행위 제한 대상은 ▲플라스크 배양 ▲배양기 배양 ▲회수 ▲배지 제조·공급 ▲크로마토그래피 ▲바이러스 여과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이다.

항고심 재판부는 추가로 제한한 6개 공정 역시 원료나 제품의 변질·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파업 중에도 유지해야 하는 노동조합법상 '보안작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공정에서는 쟁의행위 기간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업무 수행이 유지돼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상생의 노사 관계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법원 결정에 불복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동시에 2차 파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는 26일로 예정된 파업 개시일과 관련해 "변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구체적으로 변경된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오는 21일 예정했던 집회도 취소했다. 노조는 "결정문의 해석에 대해 조합원의 이해와 전략 변경이 필요하므로 21일 집회는 취소했고, 조합 내부 소통을 위한 라이브 방송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파업 자체를 철회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기존과 다른 전략이 필요할 뿐 파업의 전면적 제한이 이뤄진 것이 아니므로 단체행동 실행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오는 26일부터 3주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2차 전면 파업을 앞두고 참여 조합원을 모집해 왔다. 이날 오전 기준 전체 조합원의 약 35%가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임금 인상과 인사제도 개선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6.2% 인상과 일시금 지급 등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기본급 9.5% 인상과 정액 300만원 지급,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은 협상 과정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갈등은 파업과 법적 분쟁으로 확대됐다.

노조는 지난 3월 23일 임금·단체협약 조정이 결렬된 이후 4월 하순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이어 5월 1일부터 5일까지 연차 투쟁 방식의 전면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후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 투쟁을 이어왔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월 28일부터 자재 소분 부서의 부분 파업이 발생해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이에 따라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한 바 있다.

노조는 이달 초 회사의 유상증자 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노사 분규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로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유상증자 청약 일정의 보류와 재검토를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원 결정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안정성과 향후 노사 협상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2차 전면 파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생산 일정 차질과 매출 감소뿐 아니라 고객사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5월 5일간의 파업으로 약 1500억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3주간의 파업이 내년 1분기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수년에 걸쳐 위탁생산 계약이 유지되는 CMO(위탁생산) 사업 특성상 공급망 안정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의 노사 안정성이 잠재 고객사의 주요 평가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노사 간 합의점 도출 여부가 이달 말까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