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EA "경유 공급난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전쟁발 에너지 위기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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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경유 공급난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전쟁발 에너지 위기 장기화

등록 2026.10.15 10:47

이윤구

  기자

미국·이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경유 가격과 정제마진 사상 최고 기록물류비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주유소. 사진=AFP/연합뉴스주유소. 사진=AFP/연합뉴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적인 경유 공급 부족 사태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요 산유 지역의 정유시설과 에너지 수송망이 타격을 입어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유 가격 급등은 물류비와 상품 가격을 끌어올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제 활동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IEA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10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중동과 러시아의 공급 차질로 세계 경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으며, 재고 부족 현상도 내년 하반기까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까지 정유시설 가동이 회복되더라도 올해 발생한 공급 부족분을 단기간에 만회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동의 경유 생산량은 전쟁과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 등의 여파로 하루 약 130만 배럴 감소했다. 다른 지역의 생산량 증가가 이를 일부 상쇄했지만, 세계 경유 공급을 정상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세계 경유 수출량은 전년 동월보다 하루 70만 배럴 줄었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의 정유제품 수출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공급난이 가중됐다. 주요 공급국의 수출 감소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등 경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수급 불안도 커지고 있다.

경유 가격은 공급 부족을 반영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9월 경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섰으며,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가격이 급등했다. 이후 가격이 일부 하락했지만 여전히 원유 가격의 거의 두 배에 달하고 위기 이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정제마진도 급등했다. 원유를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정제해 판매할 때 얻는 마진은 지난 9월 배럴당 약 9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유시설 가동 차질로 경유 생산이 줄어든 데다 운송비와 원료 조달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석유제품 시장의 공급 압력이 커진 결과다.

IEA는 경유 가격 상승이 에너지 시장을 넘어 실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유는 화물 운송과 농업, 산업 생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가격이 오르면 물류비와 제조원가가 상승하고, 이는 상품 가격과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 생산과 투자, 소비 등 경제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부상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에너지 지수는 전월 대비 5.2% 올라 8월 상승률인 2.1%를 크게 웃돌았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면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각국의 비축유 방출도 공급난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IEA는 지난 3월 회원국들이 합의한 공동 방출 계획에 따라 비축유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원유와 함께 경유 등 석유제품의 공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IEA는 회원국들이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공공 비상 석유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축유 방출은 단기적인 공급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쟁으로 훼손된 생산·정제시설과 수송망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IEA는 올해 말 정유시설 가동이 일부 회복되더라도 경유 재고가 충분한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점은 2027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고 겨울철 난방·운송 수요까지 겹칠 경우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글로벌 경제의 물가 부담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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