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조기 완판과 대조···2차 판매율 79% 그쳐은행 미판매 물량 1469억원 증권사로 재배분전문가 "유동성 보완·세제 혜택 개선 필요"
국민참여성장펀드의 2차 판매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정책펀드의 투자 매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1차 펀드가 5영업일 만에 조기 완판된 것과 달리 2차는 은행권의 미판매 물량을 증권사에 재배분하고도 마감 전날까지 목표액의 80%를 채우지 못했다. 기존 펀드의 낮은 수익률과 장기투자 부담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세제 혜택과 정부 지원만으로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출시된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이날 판매를 종료한다. 전날까지 9영업일 동안 총 4758억원이 판매돼 모집 목표액 6000억원의 79.3%를 기록했다. 판매 마감을 하루 앞둔 시점에도 목표액에 1242억원이 못 미치면서 지난 5월 1차 판매 당시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은행권의 판매 부진으로 금융당국은 배정물량을 두 차례 조정했다. 당초 금융위는 전체 모집액 가운데 은행에 3390억원, 증권사에 2610억원을 배정했으나 지난 7일 약 890억원과 12일 약 579억원 등 총 1469억원을 증권사로 넘겼다. 은행 배정액의 43%에 달하는 물량이 이동하면서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증권사의 고객 모집에 의존하는 상황이 됐다.
증권사들은 추가로 배정받은 물량을 판매하기 위해 막판 고객 모집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첫 화면에 펀드 광고를 배치했다. 지난 14일 증권사 판매액은 179억7000만원으로 은행권의 53억8000만원을 크게 웃돌았지만 남은 물량도 증권사가 933억3000만원으로 은행권의 308억3000만원보다 세 배 가량 많았다.
1차 수익률 1.4%···기대 못 미친 투자 성과
2차 펀드의 판매 부진에는 1차 펀드의 저조한 수익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기준 1차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1.4%에 머물렀다. 1차 펀드 출시 당시인 5월 22일 1161.13포인트(p)였던 코스닥지수도 이달 14일 823.86p로 약 29%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결성액의 60% 이상을 첨단전략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30% 이상을 해당 산업에 신규 자금으로 공급해야 한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수익을 거두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기존 상품이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신규 가입자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장기간 자금을 묶어둬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5년 만기의 폐쇄형 상품으로 중도환매가 제한되지만 거래소 상장 이후에는 매도가 가능하다. 다만 거래량에 따라 원하는 시점에 매도하기 어려울 수 있고 3년 이내 처분하면 세제 혜택에 따른 감면세액 상당액이 추징돼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에 제약이 따른다.
세제 혜택에도 소액 투자자 유인 부족
소득공제에 따른 절세 효과는 투자자의 소득 수준과 적용 세율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금 3000만원 이하에는 4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되지만 소득이 낮거나 납부할 세금이 적은 투자자는 실제 절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세제 혜택만으로 장기투자에 따른 부담을 상쇄하기 어려워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판매사들의 적극적인 고객 모집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투자에 따른 위험과 중도환매 제한 등을 안내해야 하는 반면 판매에 따른 별도의 인센티브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펀드 가입자는 2차에 다시 참여할 수 없어 신규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후순위 출자에도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는 남아 있다. 여러 정책펀드가 유사한 기업이나 산업에 투자할 경우 자금이 특정 분야에 집중되면서 투자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운용사별로 투자 대상을 차별화해 상품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책펀드는 초기에 반짝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판매가 부진해지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 관점에서 상품을 개선해야 한다"며 "5년간 중도환매가 제한되는 문제를 보완해 투자금 회수가 원활하도록 하고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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