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BNK는 후보 추천···하나는 최종 평가 참여우리도 성과 점검 신설···추천권 실효성은 과제
금융지주들이 연말 은행장 인선을 앞두고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참여 범위를 잇달아 넓히고 있다. 금융당국이 자회사 이사회의 실질적인 역할을 주문한 가운데, 제도 개선에 동참하지 않으면 당국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은 잇달아 은행 임추위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30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은행장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했다.
이번 인선부터 우리은행 임추위에 경영성과 점검 절차를 신설하고, 외부 전문기관도 참여시켜 성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주요 단계별 기준과 절차도 사전에 마련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자추위 관계자는 "승계절차를 충실히 운영해 경영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대표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1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12개 자회사 대표의 승계절차에 착수했다. 은행 임추위에 승계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고 후보군 추천 권한을 부여했다. 자회사별 최고경영자(CEO) 자격요건과 세부 평가기준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BNK금융은 지난달 16일 의결한 개정안에 은행 임추위의 상시 후보군 추천 권한을 담았다. 은행 임추위원장이 지주 자회사 CEO 후보 추천위원회의 최종면접을 참관하고 선임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했다. 후보 발굴과 최종 검증 단계에 은행 이사회의 참여 통로를 추가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압축된 최종 후보군을 은행 임추위와 공유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최종 후보자 선정을 위한 평가 과정에 은행 임추위원장이 참석해 임추위 의견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기존 후보 추천 절차에 최종 평가 참여를 더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이미 2024년부터 은행 임추위에 은행장 후보 대상자 추천 권한을 부여해왔다. 올해는 후보 추천 이후에도 은행 의견을 낼 수 있는 단계를 넓힌 셈이다. 10월 말 관계회사별 최종 후보군을 3인 이내로 압축하고 12월 초 최종 후보자 1인을 각사 임추위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당국의 승계절차 점검 강화와 맞물려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5일 "자회사 CEO 승계절차가 미흡하고 임추위 역할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3일 은행지주 회장 간담회에서도 자회사 임추위의 실질적인 역할을 보장하고 자격요건과 검증기간 등을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의 은행 임추위 참여 확대를 두고 당국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승계절차의 공정성을 높인다는 공식 명분과 함께 감독당국의 관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습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에서 형성되고 있는 움직임을 따라가지 않으면 당국 눈에 띄게 된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인사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사에 직접 관여할 수 없고 관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지배구조 개선방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 일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각 지주가 손질한 승계절차와 향후 당국의 제도 개선안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올해 말 5대 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끝나는 만큼 이번 인선은 확대된 참여가 실제 후보 심사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은행이 추천한 후보가 어떤 기준으로 심사되는지, 은행 임추위의 평가 의견을 지주가 어떻게 반영하고 기록하는지가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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