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원은 "정상화" 고객은 "불편"···영업시간 '30분의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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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은 "정상화" 고객은 "불편"···영업시간 '30분의 온도차'

등록 2026.09.29 12:41

임재덕

  기자

금융권 노사, 내년 4월부터 은행 점포시간 30분 단축키로금요일엔 '라스트콜' 도입···최대 1시간 영업시간 감축코로나19 이후 4년만···은행 사측·은행원·고객 반응 엇갈려

금융권 노사가 은행 점포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을 두고 은행원들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졌다는 반응이다. 대부분의 은행은 출근과 점포 개점 시간이 동일해 업무 준비에 소요되는 30분가량을 매일 무임금으로 일했는데, 앞으로는 이런 불합리함이 사라질 것이란 기대다.

반면 은행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안 그래도 짧은 점포 운영시간이 더 짧아졌다"며 고객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비판한다.

[DB 우리은행. 사진=강민석 기자[DB 우리은행. 사진=강민석 기자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의 문 여는 시간이 30분 늦춰진다. 현재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인 은행 지점의 영업시간이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4시까지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금요일에는 새로 도입되는 '라스트콜' 효과로 고객 응대를 30분 일찍 끝낸다. 고객 입장에서는 하루 7시간이던 은행 지점의 이용시간이 최대 1시간이나 줄어드는 셈이다. 이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전날 진행한 산별중앙교섭에 따라 잠정 합의된 내용이다.

이런 결정을 두고 금융권 사측과 은행원, 그리고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인 시민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은행원들은 "이제야 근무 체계가 정상화 된다"며 만족하는 분위기다. 은행 영업은 일반 사무직처럼 출근시간 혹은 10분 전에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하는 구조가 아니다. 고객을 맞기 전 전산과 현금을 준비해야 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같은 기기의 작동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이에 "반강제적으로 매일 30~40분을 미리 출근해 무임금 노동을 해야 했다"고 한 시중은행 점포 직원은 푸념했다.

또 점포가 문을 닫은 오후 4시 이후에는 당일 접수받은 서류를 정리하고 심사를 올리는 등 잔업이 많아 야근도 잦은데, 마치 오후 4시면 퇴근하는 것처럼 외부에 비춰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퇴근 시간을 20분씩 앞당긴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은행원 근무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다.

은행 사측은 사실상 안도하는 분위기다. 금융 노조는 당초 금요일 오후 시간에 영업점의 문을 닫는 4.5일제를 주장해왔다. 상대적으로 내점 고객이 많은 금요일 오후보다는 한산한 아침 시간대에 단축근무를 허용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직책자는 "점포의 성격이나 위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오전 9시에서 9시 30분 사이에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반면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안 그래도 짧은 영업시간을 더 줄이면 금융 소비자들의 불편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일례로 오전 10시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내년부터 출근 전 은행 업무를 보기 어려워진다. 한 IT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은 "탄력근무제가 허용돼 은행업무가 필요할 땐 출근 전 보고 왔는데, 앞으로는 반차를 내거나 점심시간에 가야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 노사가 이제 잠정 합의한 상태로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서 "국민 반발이 심화하거나 큰 불편이 예상되는 부분이 있다면 당국이나 은행권이 움직여 보완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 점포의 영업시간이 축소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던 2021년 7월부터 1년 6개월간 은행권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점포를 운영했다. 금융권 노사의 잠정 합의안이 확정되면 4년 만에 다시 은행 점포 영업시간이 단축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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