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연체율 0.78%···대기업도 5년 만에 최고은행권 성장축 된 기업금융···리스크 관리가 관건
하반기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다시 상승하면서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강력한 규제 속에서 가계대출 연체율은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른 기업금융에서 부실 리스크가 커지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63%로 전월 말(0.56%)보다 0.07%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0.57%)과 비교하면 0.06%p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0.78%로 한 달 새 0.10%p 뛰며 전체 연체율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전월 연체율(0.40%)보다 0.02%p 상승한 0.42%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0.43%)보다는 0.01%p 낮았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부담이 두드러졌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전월보다 0.14%p 상승한 0.36%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22%p 상승했다. 2021년 7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0.91%로 0.09%p 상승했고, 중소법인 연체율은 1.00%까지 올라섰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역시 0.77%로 전월보다 0.08%p 높아졌다.
최근 은행권이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기업대출 연체율의 상승이 던지는 의미는 작지 않다.
특히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고, 자금 조달 여력이 큰 대기업에서조차 연체율이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만큼 기업 규모만으로 신용위험을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은행권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9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발생한 데다 판매·관리비와 대손비용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직은 건전성이 우려될 정도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경제 전반에서 기업 및 가계 부실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대출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데다가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도 한층 커졌다는 방증이다. 기업대출 전반에서 연체율이 상승한 만큼 업종별 경기와 현금 흐름을 반영한 세밀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연체율뿐 아니라 기업의 이자상환 여력에서는 경계할 만한 신호가 지속적으로 감지된다. 국내 비금융 외부감사 대상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024년 38.5%에서 지난해 39.9%로 높아졌다.
금리 상승 움직임에 따른 추가적인 이자 부담도 변수다. 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은 약 3조3000억원, 기업은 약 3조7000억원 늘어날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추산이다.
이미 이자비용을 영업이익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과 경제여건에 따라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정상적으로 분류된 대출에서도 부실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현재 발생한 연체뿐 아니라 향후 연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차주까지 선별하고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단순히 연체율이 높은 차주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업종별 경기 상황과 기업별 현금흐름, 이자상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신용평가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한은은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부문에는 대출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빠르고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취약부문의 연체 증가가 신용도 하락과 차환조건 악화로 인한 추가 연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은행권의 기업금융 경쟁은 단순히 대출 규모 확대를 넘어 '성장'과 '건전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개인사업자까지 기업대출 전반에서 연체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늘어난 대출의 신용위험을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금융 확대 과정에서 대출 규모보다 차주의 상환능력과 업종별 위험을 세밀하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금리와 경기 상황에 따라 이자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취약 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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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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