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도로공사, 영업이익 급증에도···차입금 부담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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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영업이익 급증에도···차입금 부담은 '현재진행형'

등록 2026.09.10 16:51

박상훈

  기자

매출 9.9% 감소한 9조9581억원···영업익은 1조3549억원으로 급증유료도로관리권 상각비 감소 등 회계적 요인···순익은 22.5% 감소총 차입금 41조·부채총계 44조 돌파···도로 노후시설 개량 투자 부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도로공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대로 77% 급증했지만 일회성 요인에 따른 증가에 그친 데다 고속도로 건설과 시설 개량 투자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9조9581억원으로 전년 11조491억원보다 9.9%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3549억원으로 전년 7652억원 대비 77.1%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은 통행료 수입 증가뿐 아니라 유료도로관리권 상각비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2015년 본사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이월결손금의 세무상 효과가 소멸하면서 투자원가회수법에 따른 유료도로관리권 상각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무형자산상각비는 2024년 1조6139억원에서 지난해 9228억원으로 6911억원 줄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714억원에서 1조3649억원으로 5935억원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50억원으로 전년 968억원보다 22.5% 줄었다. 세전이익은 5534억원이었지만 법인세비용이 4784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8134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사업별로 보면 핵심 수익원인 도로사업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도로사업 매출은 2021년 4조1788억원에서 2025년 4조4099억원으로 늘어 연평균 1.4% 증가했다. 2015년 이후 통행료가 동결되고 각종 할인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고속도로 연장과 교통량 증가에 따라 통행료 수입이 완만하게 늘어난 영향이다.

건설·지원사업 매출은 감소했다. 건설사업 매출은 2024년 5조7316억원에서 지난해 4조7274억원으로 17.5% 줄었다. 지원사업 매출도 같은 기간 2066억원에서 1057억원으로 48.8% 감소했다.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창녕~밀양, 파주~포천고속도로 등의 개통과 사업 진행에 따라 건설 물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지원사업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도로 직선화 사업 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줄었다.

부대사업 매출은 7151억원으로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직영 주유소의 임대 전환과 지능형교통체계(ITS) 구축·운영 사업 완료 등이 영향을 미쳤고, 지난해 경북지역 산불로 휴게소 영업이 일부 차질을 빚은 것도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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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44조원 넘어···신규 노선·노후시설 투자 부담

수익성보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부채 증가세다. 한국도로공사의 부채총계는 2021년 33조2834억원에서 2022년 35조8300억원, 2023년 38조3391억원, 2024년 41조5025억원, 2025년 44조5369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4년 새 11조2535억원(33.8%)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83.0%에서 95.6%로 12.6%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이후 통행료가 동결된 상황에서 신규 노선 건설과 노후 도로·구조물에 대한 시설 개량 투자 부담이 지속되면서 차입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차입 부담도 커지고 있다. 총차입금은 2021년 30조8728억원에서 2025년 41조3353억원으로 5년 새 10조4625억원(33.9%) 늘었다.

정부가 고속도로 건설비의 약 40%를 출자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자체 현금과 차입으로 조달해야 한다. 신규 노선 건설 부담이 서울~세종고속도로 등 주요 사업의 마무리 이후 점차 완화될 수 있지만 관리 도로가 늘어나면서 노후시설 유지·보수 부담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 부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도로공사의 부채 규모는 2028년 50조8397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부채비율도 2025년 95.58%에서 2028년 100.6%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 증가와 통행료 동결 등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영효율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유정훈 사장, '도로' 넘어 AI·에너지·데이터 사업으로

신규 노선 건설과 노후시설 유지·보수에 따른 투자 부담이 불가피한 만큼 사업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무 부담을 완화하느냐가 향후 도로공사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취임한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기존 도로 건설·관리 중심의 사업 구조를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유 사장은 도로공사가 더 이상 도로만 건설하는 전통적인 토목 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AI 모빌리티 인프라와 서비스를 결합한 미래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고속도로 부지를 활용해 전력망과 대용량 데이터 케이블망을 구축하고, 방음벽·비탈면·나들목 등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휴게소 역시 교통 환승과 미래 모빌리티, 문화·여가, 지역 상생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도로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신사업 확대 과정에서 추가적인 투자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40조원을 넘어선 부채를 관리하면서 미래 사업을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재무개선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안전관리도 풀어야 할 과제다.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한국도로공사는 B등급을 유지하며 등급 하락은 피했지만, 지난해 2월 발생한 '안성 고속도로 공사장 붕괴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안전 경영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유정훈 사장은 "현재 추진 중인 고속도로 사업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적기에 개통하고, 365일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는 고속도로 운영과 유지보수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빈틈없이 수행할 것"이라며 "스마트건설 등 디지털 도로기술 활용의 선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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