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앞두고 가상자산업계가 기본공제 확대와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나섰다. 과세에 필요한 전산 및 정보교환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만큼 시행 시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지난 3일 가상자산 소득 과세와 관련한 업계 의견을 담은 자료를 마련했다. 해당 자료는 과세당국에 업계의 제도 개선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취지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우선 가상자산사업자(VASP)와 과세당국 간 정보 연계를 위한 표준화된 전산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융회사와 달리 가상자산사업자는 사업자별로 내부 데이터 구조가 상이한 데다 온체인 지갑 주소, 하드포크, 에어드롭 등 가상자산 특유의 거래 정보까지 관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관련 정보를 과세당국과 일률적으로 연계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과세 시행을 위해 사업자들이 단기간에 신규 인력을 확보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부담도 거론됐다. 업계는 조사 대상 정보의 범위와 기준 시점, 회신 항목 및 서식, 전송 방식, 회신 기한 등을 과세당국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블록체인 거래의 특성상 과세를 위해 거래소 계정뿐 아니라 연계된 개인 지갑 주소나 온체인 자산 이동 경로까지 조회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조회 정보의 범위를 법령 등을 통해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과도한 정보 제공으로 개인정보 침해 관련 민원이 발생할 경우 그 부담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외로 이전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와 관련해서도 정보 접근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외 자산에 대한 정보 확인 및 교환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점과 과세 시행 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소득의 분류 체계에 대해서도 업계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봤다.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할 경우 거래 유형이나 국가별 조세조약에 따라 국제조세 분쟁 또는 납세자와 과세당국 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거래 유형별 소득 구분과 조세조약 적용 기준 등에 대한 과세당국의 명확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본공제와 손실 이월공제 확대도 주요 요구사항이다. 현재 연 250만원으로 정해진 기본공제 한도를 상향하고, 가상자산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이후 발생한 이익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최소 5년 이상의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 대해서만 과세가 이뤄질 경우 자산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과세 부담으로 국내 시장이 위축될 경우 투자자와 거래가 해외로 이동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테이킹과 렌딩,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 새로운 형태의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과세 기준 마련도 요구했다. 기존 매매 거래와 성격이 다른 만큼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을 마련하고, 향후 등장할 신종 거래에 대해서도 관련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가상자산 과세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과세에 필요한 전산 인프라와 정보교환 체계가 충분히 검증되고 관련 규제 정비가 안정화된 이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7년 1월 1일 이후 양도·대여분부터 적용되는 현행 과세안에 따르면 연간 가상자산 소득에서 250만원을 기본공제한 뒤 남은 금액에 20%의 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세율은 22%다.
과세 시행을 앞두고 기본공제와 손실 이월공제뿐 아니라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과 자료 제출 범위 등 세부 제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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