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최윤범號, 고려아연 임시주총 '압승'···외국인·외국기관 98% 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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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號, 고려아연 임시주총 '압승'···외국인·외국기관 98% 몰표

등록 2026.09.10 13:47

이승용

  기자

백인규 후보 찬성률 81.8%···MBK·영풍 측 박유경 27.9%외국인·외국기관 98.3% 백 후보 지지···국내 개인도 79.1%3%룰 적용 감사위원 표결서 일반주주도 고려아연 지지 확인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제 53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제 53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임시주주총회 최대 승부처였던 감사위원 선임 표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3%룰'로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된 가운데 이사회 추천 후보는 81.8%의 찬성표를 얻어 MBK·영풍 측 후보(27.9%)를 압도했다. 특히 외국인·외국기관의 98%가 이사회 측 후보에 찬성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일반주주 표심이 최윤범 회장 측에 우호적으로 나타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지난 9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선임됐다. 백 후보의 찬성률은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81.8%였다. 반면 MBK·영풍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의 찬성률은 27.9%에 그쳤다.

주주 유형별로 보면 백 후보에 대한 외국인·외국기관의 지지가 두드러졌다. 투표에 참여한 외국인·외국기관 의결권 가운데 98.3%가 백 후보에 찬성했다. 국내 개인주주에서도 79.1%가 백 후보를 지지했다. 국민연금이 양 후보에게 의결권을 절반씩 행사한 것을 제외하면 국내 기관의 백 후보 지지율도 86.9%에 달했다.

이번 표결에서 일반주주의 선택이 중요했던 것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3%룰'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별도로 선출할 때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지분 규모만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일반적인 대주주 표 대결과 달리 일반주주의 표심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일반 독립이사 선임과 달리 감사위원 선임은 양측 후보가 한 자리를 놓고 맞붙는 구조였다. 일반 독립이사의 경우 양측이 각각 2명씩 후보를 추천해 4명 모두 선임됐지만, 감사위원 분리선출에서는 백 후보와 박 후보 가운데 한 명만 선임되는 만큼 이번 임시주총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대체로 백 후보의 선임에 손을 들어줬다. ISS와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등을 포함한 주요 의결권 자문사 9곳 가운데 8곳이 백 후보 선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백 후보가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고 딜로이트그룹에서 28년간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업무를 수행한 점 등이 전문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번 결과는 2년 가까이 이어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일반주주들의 판단이 다시 확인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등을 추진하며 현 경영진 중심의 경영 연속성을 강조해 왔다.

중장기 성장전략 역시 표심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거론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존 제련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들도 현 경영진의 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주요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ISS는 고려아연이 MBK·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10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평가했다. 서스틴베스트 역시 프로젝트 크루서블 등 중장기 사업의 추진과 주주가치 제고 가능성을 고려해 백 후보 선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표결 결과가 향후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주주 간 지분 경쟁과 별개로 외국인·개인 등 일반주주들이 어느 쪽의 경영 구상에 표를 던지는지가 확인됐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MBK·영풍이 지배구조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이번 표결에서는 현 경영진 측 후보에 일반주주의 표가 상당수 모였다"며 "실적과 성장전략, 경영 연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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