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비즈본부 신설해 개발자·기획자 60명 규모로 확대정보·커뮤니티·거래 한곳에···위불 제휴도 직접 성사채권·가상자산까지 확장 검토···"MTS 틀 벗어나야"
- 편집자주
- 증권가가 관행적으로 지켜왔던 선(Line), 오래된 문법을 깨고 기꺼이 그 '선'을 넘는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생태계를 재편 중인 히우스들의 전략을 전합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메리츠증권은 신규 투자 플랫폼 'MOUM(모음)'을 선보였다. 행사는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와 이장욱 이노비즈(Inno Biz)본부장 전무, 글로벌 협력사 관계자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대형 화면을 활용해 서비스를 시연하고 개발 철학과 파트너십을 소개하는 키노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업계에서는 증권사의 신사업 공개 방식으로는 흔치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모음 개발·운영은 이노비즈본부가 맡았다. 네이버와 라인파이낸셜 등에서 포털·핀테크 사업을 경험한 이장욱 전무는 메리츠증권 합류 후 해당 조직을 이끌고 있다. 그는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별도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설계 단계부터 차이를 뒀다고 밝혔다. 투자정보와 인공지능(AI), 국내외 투자자 커뮤니티, 주식 거래 기능을 한곳에 모아 이용자가 정보를 탐색한 뒤 다른 투자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실제 매매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도 모음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소셜 투자 플랫폼 스톡트윗츠(Stocktwits)와 글로벌 핀테크 기업 위불(Webull)의 게시물을 번역해 제공하고, 기업 실적과 뉴스·리포트 등은 금융 특화 AI가 분석·요약한다. 국내와 미국 시장 약 2만개 종목의 시세를 대상으로 초당 3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데이터 체계도 마련했다.
Q. 네이버증권에서의 경험이 모음 기획에 어떤 영향을 줬나.
"네이버증권에서 항상 아쉬웠던 게 마지막 매매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정보와 커뮤니티가 있어도 결국 거래 단계에서 흐름이 끊겼죠. 반면 증권회사는 이미 거래 기능과 금융 라이선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포털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연결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기반이 있다고 봤습니다. 여기에 기존 MTS의 구조적 제약에 얽매이지 않으려면 별도 플랫폼으로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Q. 커뮤니티를 실제 거래와 연결하려 한 이유는.
"실제로 주식을 산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으면 커뮤니티의 신뢰도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쇼핑몰에서는 실제 구매자가 후기를 남겼는지 확인할 수 있잖아요. 투자 커뮤니티는 그런 검증이 없다 보니 하소연하는 공간처럼 흐르거나 정보가 왜곡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모음은 정보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열어두되 소셜 로그인을 하면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Q. 이노비즈본부는 어떻게 꾸렸나.
"처음에는 저 혼자였습니다. 이후 사람들을 직접 만나 목표를 공유하고 설득했죠. 좋은 IT회사에 다니는 사람에게 다른 업계로 옮기자고 해야 하니 쉽지는 않았습니다. 왜 증권사에서 이런 플랫폼을 만들려는지 설명했고, 지금은 약 60명 정도입니다. 관련 경험이 있는 개발자와 기획자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Q. 출시 시점이 여러 차례 조정됐는데,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직접적인 이유는 매매 안정성이었습니다. 거래에서는 사고가 나면 안 되니까요.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시간을 더 투자했습니다. AI 활용을 위한 클라우드 도입에는 법무와 규정 검토가 필요했고, 웹트레이딩시스템(WTS)을 새로 구축해 속도를 끌어올리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Q. 해외 협력사와의 제휴도 직접 찾아가 성사시켰다고.
"당시에는 완성된 서비스도 없었고 위불도 메리츠증권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미국에서 임원들을 만나 칠판에 제가 만들고 싶은 형태를 직접 그려가며 설명했습니다. 이후 창업자가 반대해 안 될 뻔했는데 중국에서 열린 글로벌 워크숍까지 찾아가 20분 미팅을 요청했고, 대화가 2시간가량 이어진 끝에 같이 하자는 결론이 났습니다."
Q. 해외로 진출할 계획도 밝혔는데.
"라인에서 일할 때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금융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국가마다 규제가 완전히 다릅니다. 결국 현지에서 잘하는 사업자와 같이 가야 합니다. 기본이 되는 '마더 앱'을 두고 국가별 규제에 맞게 서비스 구성을 조정한 뒤 현지 콘텐츠와 제휴 서비스를 더하는 겁니다."
Q. 상품군은 어디까지 확대할 계획인가.
"주식 모으기 같은 기능을 붙이고 채권 등 기존 금융상품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관련 영역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갓난아기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필요한 요소를 보강하는 게 먼저입니다."
Q. 해당 모델이 안착하면 다른 증권사 역시 비슷한 시도를 할 수도 있을 텐데.
"얼마든지 벤치마킹하고 따라 했으면 좋겠습니다. 업계 사람들은 오히려 모음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합니다. 이런 시도가 성공해야 자기 회사에서도 외부 전문가를 데려와 새로운 일을 해볼 수 있다는 거죠."
Q. 모음을 통해 증권업계에서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웹툰도 종이 만화의 '칸'이라는 틀을 벗어나 모바일에 맞는 방식을 만들면서 성장했습니다. 증권사도 MTS를 자사 고객의 거래 도구로만 보는 틀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누구나 정보와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투자를 원할 때 계좌를 연결하는 식으로 거래 문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금융에만 머물지 않는 다양한 플랫폼이 나오고, 서로 경쟁하며 발전해가기를 바랍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hjmo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