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스카이랩스, 유럽 병원 넘어 약국 정조준···반지 혈압계 판로 투트랙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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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랩스, 유럽 병원 넘어 약국 정조준···반지 혈압계 판로 투트랙 확장

등록 2026.09.09 07:09

이병현

  기자

IEM 검사망으로 병·의원 선점오므론과 '27년 상반기 약국 진입 추진‘검사 장비’ 시장 공략···수가 체계 연계 관건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스카이랩스가 유럽 병·의원 공급망을 교두보 삼아 약국 활동혈압검사(ABPM) 시장으로 보폭을 넓힌다. 현지 의료기관에는 독일의 혈압측정 전문기업 IEM을 통해 침투하고, 일반 약국망은 글로벌 의료기기 강자인 오므론헬스케어의 유통 인프라를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단순 B2C 웨어러블 판매를 넘어, 의료기기 인증 기반의 전문 검사 장비로서 사용처를 대폭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스카이랩스는 최근 IEM과 병·의원용 ‘카트 비피 프로(CART BP pro)’의 영국 및 유럽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회사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유럽 초도 매출은 약 26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52%에 달한다. 코스닥 상장을 전후해 해외 유통망 확장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전략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병원엔 IEM 소프트웨어, 약국엔 오므론 글로벌망 연계


주력 모델인 카트 비피 프로는 손가락에 착용하는 반지형 24시간 연속혈압측정기다. 주기적으로 팔을 강하게 조이는 기존 커프(Cuff) 방식 대신 광학 센서(PPG)로 맥파 생체신호를 연속 수집하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혈압을 산출한다. 수면 중 압박감과 수면 장애를 대폭 줄인 것이 강점으로, 사용 초기 커프형 혈압계로 측정한 기준값을 1회 입력해 보정하는 방식을 취한다.

독일 IEM과 맺은 파트너십은 단순 하드웨어 납품에 그치지 않고 현지 의료진의 진료 워크플로우에 직결된다. IEM은 공식 시스템을 통해 카트 비피 프로를 자사 혈압 분석 플랫폼인 ‘플로우(FLOW)’에 직접 연동했다.

의료진이 환자 손가락에 맞는 링 크기를 골라 검사를 세팅하면, 환자가 일상과 수면 중 측정한 데이터가 블루투스로 전송돼 표준 임상 평가 보고서로 자동 생성되는 구조다. 기존 IEM 플랫폼을 쓰던 유럽 병원들이 별도의 소프트웨어 변경 없이 반지형 기기를 바로 도입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약국 채널 공략은 오므론헬스케어와 손을 잡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랩스는 오므론과 세부 조율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유럽 약국을 대상으로 활동혈압검사 장비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다인자산운용 및 NH투자증권 리서치 보고서 역시 영국·이탈리아 등 주요국의 약국 공급 품목을 일반 소비자용(CART BP)이 아닌 병원 검사용(CART BP pro) 채널로 분석하고 있다. 양사는 오므론벤처스의 지분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유통 및 사업개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이를 개별 국가 약국망 납품 계약으로 구체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기기 판매 넘어 ‘약국 검사 인프라’ 흡수···공공 수가와 연동


스카이랩스가 타깃하는 유럽 약국 시장은 환자가 반지를 직접 사서 쓰는 B2C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지역 약국이 공인 검사 장비를 구비해 두고 내방 환자에게 24시간 혈압측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전문 장비 시장이다. 의료기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병·의원에 국한됐던 납품처가 1차 헬스케어 거점인 약국으로 대폭 확장되는 셈이다.

대표 모델은 영국 잉글랜드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시행 중인 ‘약국 고혈압 발굴 서비스’다. 약국에서 1차 혈압을 잰 뒤 고혈압 의심 환자에게 24시간 활동혈압검사를 처방·대여하고, 그 결과를 담당 일반의(GP) 클리닉으로 전달하는 제도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 사업서비스청(NHSBSA) 규정에 따르면 요건을 충족한 활동혈압검사 1건당 약국에 지급되는 수가(Service fee)는 50.85파운드(약 9만원)에 달한다. 이는 약국의 검사 수행 대가이므로 제조사의 직접 매출액은 아니지만, 약국이 장비를 능동적으로 구비하게 만드는 강력한 재정적 유인이 된다. 실제 NH투자증권 집계 기준 영국 약국의 활동혈압검사 건수는 2023년 1분기 약 2만 3000건에서 2025년 1분기 약 7만 4000건으로 급증했다. 이탈리아 약국협회(Federfarma)가 발표한 약국 홀터 혈압검사 역시 2025년 연간 15만 3870건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2.06% 뛰었다.

다만 약국 현장의 선택 기준은 측정 정확도뿐 아니라 운영 효율성에 좌우된다. 커뮤니티 파머시 잉글랜드(CPE)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약국 장비 선정 시 환자 복약·착용 지도 시간, 전산망 연동 편의성 등이 핵심 평가 요소로 꼽힌다. 반지형의 편리한 착용감과 더불어 현지 약국 EMR(전수의무기록)과의 매끄러운 연동 지원이 필수적인 이유다.

국내 상급병원 레퍼런스 발판···학회 검증 통과 최종 분수령


스카이랩스는 국내 상급종합병원 처방 실적을 글로벌 영업의 핵심 무기로 내세운다. 올해 중순 기준 카트 비피 프로를 도입한 국내 의료기관은 2000곳을 웃돌며, 국내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38곳(약 80%)에 진입했다. 연간 누적 처방 건수도 18만 건을 넘어섰다.

유럽 약국 시장에 최종 안착하기 위해서는 보건당국의 까다로운 제도적 문턱을 넘어야 한다. 특히 영국 NHS 약국 서비스에 공식 장비로 채택되려면 영국·아일랜드고혈압학회(BIHS)의 표준 검증을 획득해야 한다. BIHS는 현재 웨어러블·커프리스 혈압계의 통상적인 1차 진료 검사 사용에 대해 보수적인 검증 잣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CE 인증이나 영국 UKCA 등록을 마쳤더라도, 공공 의료보험 체계 내 공식 검사 장비로 자동 편입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스카이랩스 관계자는 "오므론헬스케어, 오츠카제약 등 글로벌 의료기기·제약기업과 구축한 파트너십을 활용해 유럽과 일본 시장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 FDA 허가를 통한 미국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의료 데이터 생산 플랫폼 '카트 넷'을 통해 제약 임상 및 의료 AI 등 고부가가치 데이터 분야로 영역을 넓혀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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