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회사 1년 새 110곳↓···2년 반 만에 192곳 정리'80조 재원 확보' 목표 마지막 해···비핵심 자산 정리 막바지하반기에도 굵직한 재편 지속···SK실트론 매각 등 줄줄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1년 새 종속회사를 110곳 줄인 데 이어 올해도 SK실트론 매각을 비롯해 비핵심 자산 정리가 이어지면서다.
특히 올해는 리밸런싱의 핵심 목표였던 '80조원 재원 확보'의 마지막 해인 만큼, SK는 군살을 덜어내 확보한 재원을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사업으로 옮기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SK그룹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연결된 종속회사는 총 524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에는 634곳이었으나 1년 만에 110개가 감소한 것이다.
올해 들어 감소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말 577개였던 종속회사 가운데 상반기 59개가 매각과 청산됐다. 새롭게 포함된 회사는 6개에 그쳤다.
이는 SK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온 리밸런싱의 결과다. 당시 SK 경영진은 중복 투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최 회장 역시 "미래 준비와 질적 성장을 위해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힘을 실었다.
2년 반가량 이어진 리밸런싱은 꽤 성공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SK의 종속회사는 2023년 말 716개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반 만에 192개 줄었다. 감소율은 26.8%로, 당시 종속회사 네 곳 중 한 곳 이상을 덜어낸 셈이다.
최 회장이 올해 들어 리밸런싱 성과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O/I)을 통해 SK가 더 멀리,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단단한 기초체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는 리밸런싱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성과를 구체화해야 하는 해이기도 하다. SK는 2024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 등을 통해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확보한 재원은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와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3년간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고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올해가 목표 달성의 마지막 해인 만큼 리밸런싱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2년간 비핵심 사업을 덜어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남은 자산 재편을 마무리하면서 확보한 재원을 성장 사업으로 옮기는 작업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이후 예정된 굵직한 재편에서도 이런 흐름이 뚜렷하다. 가장 큰 것은 SK실트론 매각이다. SK는 지난달 말 보유 중인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약 2조3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SK실트론과 관련 법인도 연결 범위에서 빠지면서 종속회사 수가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계열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하나로 묶는다. SK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과 손잡고 SK이노베이션·SK에코플랜트·SK디스커버리 등에 분산된 신재생에너지 자산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법인은 KKR이 51%, SK가 49%를 보유하는 구조로 연말 출범할 예정이다. 흩어져 있던 사업을 한데 모으는 동시에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 자본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전기차 충전기 업체 SK시그넷 재편도 진행 중이다. SK㈜는 상장폐지 이후 잔여 지분을 확보해 내년 1분기까지 SK시그넷 지분 100%를 확보할 계획이다. 지분 구조를 단순화해 향후 매각이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추가 출자 부담을 줄여 AI·반도체 등 핵심 성장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려는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앞으로는 남은 자산 효율화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여기서 확보한 재원을 AI와 반도체 등 핵심 성장 사업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투입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