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지주, 영구채 뚫어 '실탄 확보'···'비은행' 자본수혈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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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영구채 뚫어 '실탄 확보'···'비은행' 자본수혈 총력전

등록 2026.08.07 14:34

김다정

  기자

KB·신한·하나·우리, 신종자본증권 연이어 발행···최대 4000억 증액 추진증권사 조단위 증자·M&A 자금 공급···'비은행 성장축' 자본 재배치 가속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4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가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정부의 생산적·포용 금융 강화 기조에 맞춰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계열 증권사에 잇달아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된 까닭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들이 이달 중 줄줄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지난 6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당초 모집 희망 금액(2700억원)을 크게 웃도는 574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올해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에서 흥행에 성공하자, 최종 발행 규모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발행 금리는 공모희망금리(4.30~4.90%) 상단보다 낮은 4.79% 수준이다.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 역시 이달 연달아 2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시장에서는 이들 지주사 모두 흥행에 성공할 경우 최대 4000억원 수준으로 발행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주요 금융지주들은 매년 부담해야 할 이자가 연 5%선에 육박하는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는 모양새다. 올해 3월 신한금융에 이어 5월 KB금융·하나금융까지 이미 한 차례씩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 높은 이자 부담을 무릅쓰고 신종자본증권 카드를 잇달아 꺼내 든 것은 '비은행 강화'라는 전략적 목표가 자리 잡고 있다. 증권·자산운용을 성장축으로 전체적인 비은행 외형 확장에 나서는 만큼 추가 자금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주요 지주들은 올해 증권 계열사에 대해 조 단위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거나 진행하고 있다. KB금융은 KB증권에 올해에만 벌써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7000억원을 공급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증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1조원 안팎의 롯데손해보험 매각에 뛰어들면서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협상 과정이 녹록지 않지만, 만약 롯데손해보험을 품에 안을 경우 인수대금뿐 아니라 인수 이후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금융지주들이 자본 확충에 나선 또 다른 이유로는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개선 요인이 지목된다. 정부의 생산적·포용 금융 강화 기조에 맞춰 관련 투자를 확대하면서 RWA가 늘고 BIS비율이 하락할 우려가 커지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BIS 비율은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지주가 가진 RWA 대비 자기자본이 얼마나 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긴 영구채 성격의 채권으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결과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총자본비율(BIS 비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

금융당국은 통상 은행 기준 10.5% 이상을 요구하지만, 실제로 금융지주들은 14~1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수치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최근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로 수익성을 크게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정책 자금 요구가 커지면서 금융권에선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런 행보는 증권 계열사 자본 확충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리딩금융 경쟁의 핵심은 은행보다 비은행 부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M&A와 신사업 투자 등 지주 차원의 자본 재배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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