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월 520만원은 부담돼" 말하자··· AI가 0.1초 만에 바꾼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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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20만원은 부담돼" 말하자··· AI가 0.1초 만에 바꾼 포트폴리오

등록 2026.08.05 14:06

문성주

  기자

KB금융, 구글 제미나이 기반 'KB Star 별이' 개발··· 대화형 금융 생태계 구축한국어 상담 중 즉시 영어 변환··· 카드 추천부터 적립식 펀드 설계까지 완수'음성 보안·사용자 편의성' 사각지대 해소 관건··· 'AI 패권' 금융가 속도전

KB금융지주 KB Star 별이 사진=강민석 기자KB금융지주 KB Star 별이 사진=강민석 기자

"반갑습니다. 어떤 금융 업무를 도와드릴까요?"
"안녕, 별이야. 3년 안에 2억 정도를 모으고 싶은데 예금이 나을까, 적금이 나을까? 어떤 방법이 좋을까?"
"네, 안녕하세요. 3년 안에 2억이라니, 정말 멋진 목표네요. 고객님의 목표 달성을 도와주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요. 매달 일정 금액을 넣는 적금으로는 월 약 520만원 정도를 납입하셔야 목표를 달성···"
"월 520만원은 너무 많다. 말 끊어서 미안해. 내 급여보다 많은 것 같은데, 그럼 1억원으로 좀 줄인 다음에 월 납입금은 얼마 정도가 되는지 계산해 줄래?"
"아이고, 괜찮습니다. 월 500만원은 조금 부담되실 수 있죠. 목표 금액을 1억원으로 줄여서 다시 계산해 볼게요. 화면에 시뮬레이션 차트 다시 보시면요···"

목표 금액이 절반으로 줄자 인공지능(AI) 금융비서 '별이'가 화면에 시뮬레이션을 다시 띄웠다. 3년 동안 필요한 월 납입액은 약 270만원으로 바뀌었다. 계산 결과를 확인한 시연자가 다시 답변을 끊고 펀드 투자로 질문을 돌려도 별이는 앞선 대화의 맥락을 놓치지 않았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해 실시간 자연어 대화가 가능한 'KB Star 별이'를 개발했다. 내부 테스트를 마친 별이는 금융상품 비교와 맞춤형 포트폴리오 안내 기능을 중심으로 고객 접점에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뉴스웨이와의 현장 시연에서는 별이가 정해진 질문에 답하는 챗봇 수준을 넘어 대화 도중 바뀐 조건을 얼마나 따라가는지가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시연자가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펀드에 지금 투자해도 되는지 묻자 별이는 목돈을 한꺼번에 넣기보다 적립식으로 나눠 투자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번에도 답변이 끝나기 전에 어떤 상품이 더 적합한지 다시 묻거나 적금과 펀드를 합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달라고 해도 상담은 끊기지 않았다. 별이가 적금과 미국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나눠 제시한 뒤 미국 주식 비중을 높이고 싶다는 요구를 받자 포트폴리오를 다시 조정했다.

대화 범위는 카드 추천과 외국어 상담으로도 이어졌다. 해외 이용에 도움이 되는 카드를 묻자 별이는 관련 카드를 제안하고 화면에 정보를 띄웠다. 함께 있던 영어 사용자를 위해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는 곧바로 영어로 답변을 전환했다.

상담·계산·추천까지···은행권 AI 경쟁


금융권의 생성형 AI 경쟁은 이미 고객이 직접 사용하는 서비스로 번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4년 우리WON뱅킹에 'AI뱅커'를 도입해 예·적금 상담과 상품 추천, 가입 화면 연결 기능을 제공했다. 지난해 말에는 'AI 대출 상담원'을 모든 비대면 대출상품으로 확대하고, 이전 상담 이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다시 접속해도 상담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자연어로 예·적금과 대출 이자, 환율 등을 계산하는 'AI 금융 계산기'를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3월 고객의 투자성향과 연금자산을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와 인출 전략을 제안하는 'AI 연금 투자 솔루션'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AI 음성봇과 12개 언어 상담, 영업점 디지털데스크의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타행들이 예·적금, 대출, 연금, 외국어 상담 등 기능별로 AI를 상용화했다면 KB금융의 '별이'는 여러 금융 업무를 하나의 대화 흐름에 묶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예·적금 계산에서 펀드 포트폴리오와 카드 추천, 외국어 응답으로 질문이 바뀌어도 맥락을 이어가고, 답변 도중 조건을 수정하면 결과를 다시 제시했다.

70여 개 언어·멀티모달로···'별이' 확장 계획


KB금융은 별이를 향후 70여 개 언어의 실시간 통역 기능과 금융·경제·생활정보 제공 역량을 갖춘 금융 특화 멀티모달 AI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음성뿐 아니라 이미지와 텍스트를 함께 이해해 고객의 요청을 하나의 대화 흐름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70여 개 언어와 멀티모달 기능은 현재 완성된 기능이 아니라 향후 구축 계획이다.

고객 접점을 넓히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장에서 고객용 서비스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공개된 장소에서 음성으로 금융상담을 할 때 개인정보가 주변에 노출될 수 있고, 화면을 직접 조작하는 방식보다 음성 상담이 실제로 편리한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을 지원하거나 고령층·시각장애인 등 디지털 금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이 앱 메뉴를 찾도록 돕는 방식도 활용 후보로 언급됐다. 고객과 직접 상담하는 AI로 전면 개방하기보다 직원 지원과 디지털 접근성 개선부터 적용 가능성을 살펴보는 구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AI를 단순한 업무 지원 도구가 아닌 미래형 금융 AI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핵심 파트너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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