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중동 긴장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대외국인 매도에 사이드카 발동···반도체주 동반 약세빅테크 실적·환율 안정이 향후 반등 관건
코스피 지수가 국제 유가 급등과 외국인 대량 매도 여파로 하루 만에 66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된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비용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겹친 결과다. 증권가는 본격적인 하락 추세로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반등을 위해서는 빅테크 실적과 국제 유가, 금리 및 환율 안정, 외국인 수급 회복이 확인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6.27포인트(5.72%) 내린 6690.62에 거래를 마쳤다.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이날 오전 11시23분에는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국제 유가 상승과 중동 긴장 고조가 꼽힌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재부각된 이후 국제 유가는 약 30% 급반등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증권가는 유가 상승이 물가와 금리 인상 우려로 번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을 줬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알파벳과 테슬라가 대규모 AI 투자에 따른 자본적지출 확대에도 잉여현금흐름(FCF)이 악화된 점이 AI 투자 수익성 우려를 키웠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강경 발언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정상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글로벌 자산시장에 반영된 단기적인 충격으로 보인다"며 "중국 업체의 추격과 AI 사이클 후반부 진입, 수익성 둔화 가능성을 근거로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추세적인 하락장 진입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와 외국인 수급 불안 등 주요 악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향후 시장은 추가 악재보다 실적과 매크로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반등의 관건은 미국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을 통해 AI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하는지 여부다. 여기에 금리와 국제 유가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외국인 수급이 안정된다면 투자심리도 점차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음 주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아마존, 애플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에서 AI 투자와 설비투자 확대 기조가 다시 확인되고 메모리 사이클 고점 우려가 완화된다면 실적 발표 시즌 이후 증시 상승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 이익의 성장 방향성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하락장 진입이라기보다 그동안 과도하게 높아졌던 기대와 포지션이 조정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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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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