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실사 없이 CMC 신뢰성 확보가 관건7월23일 허가 결과 앞두고 업계 이목 집중진양곤 의장 신뢰 행보 속 시장은 신중
HLB의 간암 신약 후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심사 마지막 관문에 섰다. 진양곤 HLB그룹 의장은 연일 계열사 주식을 매수하고 릴레이 IR을 벌이는 등 신뢰를 드러내고 있지만, 시장은 결과가 드러나기 전까진 유보적인 분위기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른 최종 허가 결정일은 오는 23일이다. 표면적인 쟁점은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제조소에 대한 현장 실사 여부지만, 실제 승부처는 FDA가 제출된 제조·품질관리(CMC) 보완 자료를 '미국 허가 기준을 충족할 정도로 신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와 중국 항서제약은 올해 1월 각각 리보세라닙 신약허가신청(NDA)과 캄렐리주맙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을 재제출했다. FDA는 두 약물이 하나의 병용요법을 구성한다고 판단해 통합 심사에 돌입했다. 엘레바 측은 재제출 당시 2025년 3월 두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에서 제기된 추가 정보 요청을 충실히 반영해 기존 우려를 충분히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심사는 HLB에 있어 세 번째 FDA 도전이다.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2024년 5월과 2025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CRL을 받았다. 첫 CRL에서는 캄렐리주맙 제조소 관련 결함과 임상 현장 실사 미완료가 거론됐고, 두 번째 CRL 이후에는 캄렐리주맙 BLA의 시설 관련 보완 여부가 거론됐다. 리보세라닙의 안전성 및 유효성은 캄렐리주맙과 병용으로 확립됐기 때문에, 캄렐리주맙 BLA 승인이 곧 전체 병용요법 허가 관문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핵심은 FDA가 결함 해소를 확인할 만큼 충분한 자료와 규제적 확신을 확보했느냐다. 업계에 따르면 HLB와 항서제약 측은 요구 서류 제출 후 현재까지 별도의 추가 요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유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특히 최근 FDA의 제도 변화는 HLB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FDA는 2025년 9월 '심사 중인 신청서에 포함된 의약품 제조시설 평가를 위한 대체 수단' 최종 가이던스를 공표한 바 있다. 현장 실사 외에도 ▲자료 요청 ▲화상회의 등 원격 상호작용 평가 ▲신뢰할 수 있는 해외 규제기관의 보고서(RLI) 등 다양한 대체 도구를 위험 기반 평가에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FDA가 제출된 서류만으로 시정조치와 데이터 무결성 등을 확신한다면, 현장 방문 없이도 심사 종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HLB 측은 이와 관련해 "(RLI) 규정이 캄렐리주맙 CMC 실사에도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으므로, FDA의 최종 결정 전까지 여러 가능성이 존재해 회사는 심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면서 "간암신약 관련, 승인 일정을 감안하면 실사가 이미 진행되었어야 하나, 현재까지 캄렐리주맙 CMC 실사는 진행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해 FDA에 별도 설명이나 통보를 받은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임상 데이터 우수성은 여전히 HLB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글로벌 3상(CARES-310) 최종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병용요법 투여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3.8개월로 대조군인 소라페닙(15.2개월)을 크게 압도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역시 5.6개월 대 3.7개월로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다만 경쟁 환경이 치열해진 점은 상업화 이후 과제로 꼽힌다. 2025년 4월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mOS 23.7개월)이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데 이어,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등 다수의 면역항암 병용요법이 이미 시장에 자리 잡았다. HLB 입장에서는 FDA 승인 이후 경쟁 약물 대비 처방 포지셔닝과 독성 관리 등 실질적 편의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다른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다. 엘레바는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에 대해서도 FDA 우선심사를 받고 있으며, 목표일은 9월 27일이다. 임상에서 46.5%의 높은 객관적반응률(ORR)을 확인한 만큼, 7월 간암 신약과 9월 담관암 신약의 연이은 결과는 HLB의 규제 대응력과 미국 상업화 준비를 동시에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진 의장은 최근 HLB테라퓨틱스와 HLB제넥스 주식을 장내 매수하며 올해만 계열사 주식을 45차례 사들였다. HLB그룹 측은 이를 그룹의 중장기 성장성과 계열사별 사업 가치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행보라고 설명했다.
HLB 관계자는 "이번 매수는 최근 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면서 "현재 주가가 그룹의 본질가치와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핵심 파이프라인과 사업 전략에 대한 확신을 투자자에게 직접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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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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