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 첫 SRIV 완료한 한화오션···정상화 시동 다음 승부는 '신규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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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SRIV 완료한 한화오션···정상화 시동 다음 승부는 '신규 수주'

등록 2026.06.30 13:36

이건우

  기자

필리조선소 통한 특수선 프로젝트 마무리존스법·해상풍력 시장 변수 여전한 상황지속 성장은 신규 수주와 반복 실적 관건

지난 25일 한화 필리조선소가 해저 암반설치선(SRIV) 아카디아호를 그레이트 레이크스 준설앤도크(GLDD)에 인도했다. 사진=한화 필리조선소 제공지난 25일 한화 필리조선소가 해저 암반설치선(SRIV) 아카디아호를 그레이트 레이크스 준설앤도크(GLDD)에 인도했다. 사진=한화 필리조선소 제공

한화오션이 한화 필리조선소를 통해 미국 국적 첫 해저 암반설치선(SRIV) 인도 성과를 냈다. 이번 인도는 필리조선소 인수 전 체결된 기존 계약을 마무리한 성격이 강하지만, 한화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실제 운영하며 특수선 프로젝트를 정상적으로 끝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성과를 미국 사업의 본격적인 수익성 입증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해상풍력 시장의 불확실성과 존스법 제약이 남아 있는 데다, 러시아향 쇄빙 LNG운반선 계약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어 후속 수주와 반복적인 인도 실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 필리조선소는 최근 미국 해양 준설·인프라 업체 GLDD(Great Lakes Dredge & Dock Company)에 해저 SRIV 아카디아호를 인도했다. 아카디아호는 미국 국적의 존스법 준수 선박으로 해상풍력 단지의 해저 케이블과 기초 구조물을 보호하기 위해 해저면에 암석을 정밀하게 투하하는 특수선이다.

미국 내에서 이 같은 용도의 존스법 준수 SRIV가 건조·인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화오션 입장에선 지분을 보유한 미국 현지 조선소가 기존 프로젝트를 정상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대미 사업 기반을 확인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2024년 말 필리조선소 인수를 마무리하며 미국 조선 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후 미국 조선업 재건과 한미 조선 협력 논의가 맞물리면서 필리조선소는 한화그룹의 대미 조선 전략에서 상징성이 큰 자산으로 부상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성과를 신규 수주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카디아호는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새로 따낸 선박이 아니라, 인수 전인 2021년부터 건조가 진행된 기존 수주 물량인 탓이다. 당초 2024년 인도 예정이었지만 공정 지연과 발주처와의 법적 공방을 겪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도는 새 일감을 확보한 성과라기보다 인수 전부터 이어져 온 기존 프로젝트를 정상화해 마무리한 사례에 가깝다. 한화오션이 미국 현지 조선소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사업의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인하려면 신규 수주와 반복적인 인도 실적이 뒤따라야 한다는 해석이다.

아카디아호가 당초 미국 해상풍력 시장 확대를 겨냥한 선박이라는 점도 변수다. 현재 미국 해상풍력 사업은 정권별 정책 기조와 인허가, 비용 상승 문제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인도된 아카디아호는 뉴욕 해상풍력 프로젝트 투입 이후 유럽 프로젝트로 운용처를 넓힐 것으로 알려졌다.

선주 입장에서는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미국 해상풍력 시장만으로 필리조선소의 성장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해상풍력 수요만으로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필리조선소가 한화오션의 대미 사업 거점으로 기능하려면 미국 조선제도 안에서 안정적인 현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 중심에 있는 제도가 존스법이다. 존스법은 미국 연안 운송에 투입되는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 국적과 미국인 선원 요건 등을 충족하도록 한 법이다. 한국 조선업계에는 미국 내 조선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이지만, 동시에 사업 방식의 제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화오션이 한국에서 선박을 건조한 뒤 미국에서 조립하거나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넓히려 해도, 존스법 개정이나 예외 인정 없이는 확장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실제 최근 방미 의원단도 미국 정치권에서 존스법 개정 가능성이 낮다는 기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조선업계와 노동계가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며 개정에 반대하는 만큼, 한국 조선사가 미국 시장에 들어가더라도 단기간에 한국식 대량 건조 모델을 이식하기는 쉽지 않다.

한화오션의 부담은 미국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체결한 러시아향 쇄빙 LNG운반선 계약도 남아 있다. 한화오션은 전쟁 전에 6척의 쇄빙 LNG운반선 공급계약을 체결해 건조를 진행했지만, 미국의 대러 제재로 인도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측은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아카디아호 인도를 필리조선소 운영 정상화 과정의 한 단계로 보고 있다. 이번 인도가 인수 전 계약 물량을 마무리한 성격인 만큼, 한화오션의 미국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는지는 후속 수주와 수익성 개선 여부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한화 필리조선소 관계자는 "아카디아호의 인도와 남은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실행은 미국 조선업이 핵심 인프라 강화, 상업 및 운송 지원, 국가 안보 우선순위 지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과 파트너를 위해 복잡한 조선 프로그램을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최고 품질 기준으로 실행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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