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오름테라퓨틱, AACR서 '표적 항암제' 전임상 공개···혈액암 신약 가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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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AACR서 '표적 항암제' 전임상 공개···혈액암 신약 가늠자

등록 2026.04.03 17:13

이병현

  기자

DAC 플랫폼 통한 차세대 혈액암 신약 개발 동향CD123 표적 및 GSPT1 분해 전략 핵심 데이터 발표임상시험계획 FDA 제출 앞두고 임상 진입 기대감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오름테라퓨틱이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 후보물질 'ORM-1153'의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고형암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혈액암 후보물질을 전면에 세운 뒤 이뤄지는 대형 업데이트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단순한 전임상 소개를 넘어 후속 임상 진입 가능성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AACR에서 공개할 대상은 CD123을 표적하는 항체-분해약물 접합체(DAC) 후보물질 ORM-1153이다. 발표 내용에는 전임상 효능, 약리 특성, 비인간 영장류(NHP) 안전성 결과가 포함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ORM-1153이 급성골수성백혈병 적응증에서 임상 개발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ORM-1153은 오름테라퓨틱의 차세대 혈액암 파이프라인으로 분류된다. 구조적으로는 CD123 표적 항체에 GSPT1 분해제를 결합한 형태다. 여기에 회사가 자체 설계한 링커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세포독성 페이로드를 탑재하는 방식이었다면, 오름테라퓨틱의 DAC는 질환 유발 단백질을 분해하는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전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항체로 암세포를 겨냥해 약물을 전달하고, 세포 내부에서는 분해제가 특정 단백질을 제거하도록 설계한 방식이다.

​오름테라퓨틱은 그동안 DAC를 기존 ADC의 연장선이 아니라 별도 모달리티로 설명했다. 세포독성 기반 ADC의 핵심 변수가 효능과 독성 관리였다면, DAC는 항체의 표적성에 단백질 분해 기전을 결합해 치료지수(TI)를 넓히는 방향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번 AACR 발표 역시 단순히 후보물질 하나의 항종양 효과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름이 제시해온 DAC 설계 논리가 실제 전임상 단계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구현됐는지를 확인하는 성격이 강하다.

​ORM-1153이 겨냥하는 적응증은 AML이다. 이 영역에서 회사가 CD123을 선택한 것은 종양 세포 표면 표적성과 혈액암 내 적용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로 읽힌다. 여기에 GSPT1 분해 전략을 결합해 기존 세포독성 접근과는 다른 방식으로 암세포 생존 축을 흔들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특히 재발성 AML이나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 환자군에서 적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발표에서 함께 주목받는 부분은 링커다. 오름테라퓨틱은 앞서 ORM-1153과 관련해 차세대 링커 데이터를 AACR에서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기존 ADC에 쓰이던 일반적 링커는 세포독성 약물 탑재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TPD 계열 페이로드를 적용할 경우 안정성이나 방출 효율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GSPT1 분해제에 맞춘 맞춤형 링커를 자체 설계했는데, 이번 AACR이 해당 전략의 전임상 근거를 외부에 제시하는 무대가 되는 셈이다.

​오름테라퓨틱의 이번 행보는 지난해 이후 진행된 파이프라인 재편의 연장선에 있다. 회사는 지난해 고형암 대상 HER2 프로그램 ORM-5029의 임상 개발을 중단한 뒤 개발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했다. 이후 혈액암 후보인 ORM-1153을 새 핵심 자산으로 전면 배치했고, 후속 임상 진입 준비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정비했다. 고형암 프로그램을 접은 대신 혈액암에서 더 선명한 개발 경로를 확보하려는 판단으로 읽혔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연구개발 조직도 손봤다. 올해 초 최고과학책임자(CSO)로 채드 메이 박사를 영입했고, 이후 고형암 신규 타깃 발굴과 혈액암 중심 후속 자산 개발 전략을 병행 중이다. 메이 CSO는 오름테라퓨틱이 DAC 분야에서 비교적 앞선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합류 배경으로 언급한 바 있다. 즉, 회사 내부적으로도 단순한 물질 확장이 아니라 DAC 플랫폼의 후속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연구개발 축이 조정되고 있는 셈이다.

​사업개발 측면에서 오름테라퓨틱은 이미 몇 차례 외부 검증을 받은 상태다. 회사는 지난 2023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에 DAC 후보물질 ORM-6151을 기술이전했고, 이후 버텍스와도 다중 타깃 기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오름테라퓨틱의 DAC 및 TPD 기반 접근이 단순한 개념 제시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제약사와 거래가 가능한 수준의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 시점 회사의 과제는 후속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이다. BMS에 넘긴 프로그램이 외부 파트너 손에서 진행되고 있다면, ORM-1153은 오름테라퓨틱이 직접 개발 역량을 보여줘야 할 자산에 가깝다. 결국 이번 AACR에서 제시될 전임상 효능과 안전성 자료는 단순 학술 발표를 넘어 회사가 하반기 계획대로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에 들어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실질적 사전 점검 자료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회사는 ORM-1153에 대해 올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AACR 발표가 긍정적으로 정리되면 비임상에서 임상으로 넘어가는 전환 과정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자금 측면에서는 일정 수준의 여력도 확보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최근 전환우선주(CPS) 발행을 통해 약 14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이를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과 연구개발 인프라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이번 학회에서 두 건의 포스터 발표를 통해 ORM-1153의 전임상 효능, 약리학, 비인간 영장류에 대한 안전성 연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발표로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를 위한 임상개발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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