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나만의 예술 작품을 만드는 여정"···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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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예술 작품을 만드는 여정"···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 가보니

등록 2026.04.26 09:01

권지용

  기자

아태 10개국 총괄하는 초고급 맞춤 제작 허브개방하지 않은 특별한 공간에서 희소성 극대화굿우드 본사 디자이너가 직접 고객 취향 반영

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 사진=롤스로이스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 사진=롤스로이스

자동차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한 대의 차량이 예술품으로 거듭나는 은밀한 작업실. 서울 송파구 잠실 한복판에 문을 연 '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다. 영국 굿우드 본사의 설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곳은 국내 초부유층 고객들이 디자이너와 머리를 맞대고 자신의 철학을 투영하는 창작의 산실에 가까웠다.

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은 영국 굿우드 본사를 비롯해 두바이, 상하이, 뉴욕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조성된 롤스로이스의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서울 오피스는 단순히 국내 시장만을 전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과 호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국을 총괄하는 럭셔리 허브로 작동한다.

프라이빗 오피스의 존재 이유는 명확하다. 최근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트렌드가 소유에서 경험과 희소성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원근 클라이언트 익스피리언스 매니저는 "고객은 이곳에서 가죽의 질감 하나, 스티치의 색상 하나까지 전문가와 소통하며 결정한다"며 "초기 디자인부터 제작 공정까지 고객이 직접 관여하며 나만의 롤스로이스를 만드는 '여정'을 경험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사진=롤스로이스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사진=롤스로이스

기존 전시장이 이미 만들어진 차를 보고 고르는 곳이었다면, 프라이빗 오피스는 백지 위에 고객의 취향을 그려 넣는 공간이다. 오피스에 들어섰을 때 시선을 빼앗는 실물 차량이 없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이곳의 주인공은 당신이 만들어갈 자동차"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실제로 이곳에서 상담을 맡는 전문가들은 일반 딜러십 직원이 아닌 영국 본사에서 파견된 인력이다. 굿우드에서 온 비스포크 디자이너는 고객과 마주 앉아 가죽의 질감과 대시보드의 우드 패널은 물론, 차량 천장에 새겨질 별자리의 위치까지 함께 설계해 나간다.

고객의 취향을 해석하는 방식은 정교함을 넘어 치밀하기까지 하다. 상담 과정에서 오가는 언어적 요구사항은 물론, 고객의 복장과 말투, 사소한 습관 등 비언어적 요소까지 모두 디자인의 단서로 활용된다. 매니저와 디자이너는 고객의 삶이 묻어나는 단서를 종합해 하나의 콘셉트로 도출한다. 때로는 고객 자신도 미처 언어화하지 못한 잠재적 취향이 결과물에 반영되어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프라이빗 오피스의 최대 강점은 비스포크(Bespoke·맞춤 제작)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이다. 최원근 매니저는 "세상에 없는 신규 컬러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목재와 가죽의 질감, 마감 방식까지 고객의 손길이 닿는다"며, "특정 지역의 자연경관이나 고객이 소중히 여기는 개인 소품의 색감을 그대로 차량에 이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대시보드 전면을 예술 작품으로 채우는 '갤러리' 구성을 위해 아티스트와 협업해 단 하나뿐인 작품을 제작·삽입하기도 한다. 때로는 차량의 상징성과 희소성을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그 가치를 더욱 높이기도 한다. 만약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현대 미술가와 협업을 이끌 수 있다면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달리는 컬렉터블 아트'로서 위상까지 갖추게 된다. 다만, 브랜드의 기술적 정체성과 직결되는 엔진 성능 및 안전 관련 영역만큼은 철저히 법적·기술적 기준을 고수하며 롤스로이스만의 품격을 지키고 있었다.

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 사진=롤스로이스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 사진=롤스로이스

특별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 프라이빗 오피스는 롤스로이스의 초청을 받거나, 이미 차량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충성 고객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철저한 멤버십 기반 공간이다. 진입 장벽은 높지만, 일단 조건을 충족하면 VVIP에 걸맞은 대우 속에서 자신만의 자동차를 완성해가는 특별한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크리스 브라운리지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는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은 급증하는 비스포크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고객 경험을 한 차원 높이는 공간"이라며 "한국 고객들이 이곳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서사를 담은 롤스로이스를 창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잠실의 빌딩 숲 사이 은밀한 공간은 앞으로 '전 세계 상위 0.01%'의 취향이 전 세계 럭셔리 자동차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관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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