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실전서 30개 중 29개 표적 요격한 천궁-Ⅱ미국산 호크 의존 끝낸 한국형 중거리 방공체계고도 20㎞ 이하 종말단계서 직접충돌로 요격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자폭 드론이 동시에 날아드는 중동의 하늘에서 방공은 더 이상 '최신 무기 전시회'가 아니다. 문제는 단순하다. 지금 날아오는 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가, 교전 결심을 내릴 수 있는가, 그리고 충분한 수량과 비용으로 계속 쏘아 막을 수 있는가.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방공 체계의 가치는 카탈로그상 성능이 아니라 실제 요격전에서 드러난다.
그 시험대 위에서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UAE에 배치된 천궁-Ⅱ는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 국면에서 약 96%의 요격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고 현지에서는 두 개 포대가 약 60발의 요격탄을 발사해 30개 표적 중 29개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실전 요격전의 숫자가 한국 방공체계의 성능을 설명하기 시작한 셈이다
천궁이 갑자기 주목받는 듯 보이지만, 출발은 오래됐다. 우리 군은 1980년대 후반 단거리 방공체계 '천마'를, 1990년대에는 휴대용 유도무기 '신궁'을 개발했지만 중거리 방공만큼은 미국산 호크(HAWK)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중거리도 우리 손으로 가야 한다"는 결론이 제도적으로 굳어진 건 2000년 10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소요가 결정되면서부터다. 이후 2001~2006년 탐색개발, 2011년 개발 완료 발표를 거쳐 2017년 전력화가 마무리되며 천궁-Ⅰ이 호크를 대체했다.
여기서 다음 과제가 항공기 요격을 탄도미사일 요격으로 넓히는 일이었는데 그 확장판이 천궁-Ⅱ다. 천궁-Ⅱ는 포대(레이더·교전통제·발사대·유도탄)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종말 단계에서 직접 충돌하는 요격 개념을 적용해 미사일 방어까지 임무를 넓혔다.
천궁-Ⅱ 기술은 '한 방'이 아니라 '운용 가능한 조합'이다. 천궁-Ⅱ는 다기능레이더(MFR), 교전통제소, 발사대, 유도탄으로 포대를 구성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로, 고도 약 20㎞ 이하에서 종말 단계 표적을 직접 충돌(Hit-to-Kill) 방식으로 요격한다. 핵·화학탄 등 대량살상무기 대응에 유리하고 지상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이 방식의 장점으로 꼽힌다.
천궁-Ⅱ의 가장 큰 매력은 '콜드 론칭'이다. 발사관에서 가스 압력으로 미사일을 저 발사대 위로 10m 이상 밀어 올린 뒤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해 360도 어느 방향으로든 초기 비행 방향을 설정한다. 발사 시 열폭풍이 적고 화염 처리장치가 따로 필요 없으며, 표적 방향으로 발사대를 회전시킬 필요도 덜하다는 점이 패트리엇(PAC-3)과의 차이다.
또한 UAE 수출형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대로 판 무기'가 아닌 '현지 맞춤형'이란 점이다. UAE 수출형 천궁-Ⅱ는 한국군 모델보다 더 좋은 AESA 레이더를 장착했고, 소형 드론과 저공 표적 탐지 능력을 강화해달라는 요구가 반영됐다. 또 한여름 섭씨 60도까지 오르는 환경을 고려해 냉각도 공랭에서 수랭으로 손봤다. 있는 그대로 파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의 니즈에 맞춰 판매한다는 태도가 신뢰를 만들었다.
천궁-Ⅱ에 대한 환호는 국산 무기라서가 아니라 전쟁이 원하는 조건을 맞췄기 때문이다. 시험장 성적이 아니라 전장의 기록을 들고 나온 한국형 방공체계. 그 점이 천궁-Ⅱ를 단순한 수출품이 아니라, 세계 방공시장의 새 선택지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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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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